안녕하세요, 경북나드리입니다.
다가오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죠?
지금의 안전한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도록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최근의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인 한국전쟁에 대해 기억하는 여행은 어떨까 합니다.
칠곡군의 모토는 바로 호국 평화의 고장인데요,
이 모토는 바로 칠곡군 왜관읍 일대가
한국전쟁 초기 전세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낙동강 전선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투들이 있었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태극기 휘날리며> 와 같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다부동 전투라든지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곳 왜관 일대에서 벌어졌습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바로 이 낙동강 전투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칠곡군에서는 추모, 체험, 교육의 장으로서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세웠습니다.
70여 년 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는 언덕에 지어진 기념관 주변에는
각종 조형물과 각종 군용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곳이 한국전쟁을 기리는 장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1층에는 구멍 난 철모라는 이름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탄피 모양의 조형물과 구멍 난 철모들은
낙동강 전투를 상징하는 주요 격전지와 키워드들을 함께 나열하면서
낙동강 전투가 한국전쟁 전체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층에 마련된 상설전시공간은 크게 한국전쟁에 관해 설명한 후,
낙동강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이후 추모 공간과 전후 유해 발굴사업 등에 대해 안내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거대한 사건이고 민족사의 비극이지만
그 전개 과정이나 배경에 대한 지식을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된 분들이라면
자녀들의 자세한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는 바로 이 한국전쟁의 배경과 전개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는 등,
포괄적인 차원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전투는 바로 낙동강 전투입니다.
흔히들 한국전쟁을 초반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간단히 역전해 버린 전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이 가능했던 것은 낙동강이라는 지형지물을 이용해
낙동강 유역을 기준으로 만든 방어선을 마지막까지 사수하겠다는
한국군과 유엔군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낙동강 일대를 사수한 것은 1950년 8월 1일부터 55일간이었고,
그동안 낙동강 전역에서는 광복절 전후로 남한을 모두 정복하려던 김일성의 욕심으로
북한군의 맹렬한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북한군의 공세가 제일 격렬했던 것은
경부선이 지나가고 한동안 임시수도가 자리하고 있었던 대구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칠곡 일대였습니다.
특히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이 자리한 왜관읍과 석적읍 일대는
왜관철교 폭파, 유엔군의 융단폭격, 그리고 각종 고지전이 벌어졌으며,
전선 후반부에는 유학산을 거쳐 가산으로 진입한 북한군이
대구 코앞까지 진격하는 등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낙동강 전선의 최대 위기였던 315고지 전투와 팔공산 전투가 모두 끝난 시점이
바로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인 1950년 9월 14일이었습니다.
만약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방어선이 무너졌다면
연쇄적으로 주변의 방어선들이 모두 무너지면서 북한군은 대구로 진입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우리가 아는 인천상륙작전은 취소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전시된 무기 중 상당수는 바로 근방의 전투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이기도 한데요,
잔뜩 녹이 슨 무기들의 모습은 불과 70여년 전 이 땅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증언하는 듯 합니다.
추모공간 근처에는 현재도 국방부 직할부대를 통해 계속되고 있는
6.25전쟁 유해발굴사업과 출토된 유품들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치열한 혈전이 펼쳐졌던 낙동강 전투였지만
7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 기억이 후대에는 막연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아래층 체험관에서는
전쟁의 참상을 후대 세대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치열한 참호전을 재현한 듯한 체험관 구조와 철모에 옛 군복을 입어볼 수 있는 코너는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 낙동강 전선 때의 참호 공간을 재현한 공간에서 어떻게 우리 국군이 싸움을 이어 나갔는지,
그리고 전쟁으로 무너진 시가지의 모습과 싸움터의 모습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번영이 사실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아슬아슬한 균형 위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찾아
후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려 했던 조상들의 희생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왜관지구전적기념관
왜관지구전적기념관은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이 생기기 이전
이곳 왜관지역의 낙동강 전투 경과를 보여주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바로 옆에 있으며,
지금은 전시 내용의 중복을 피하고자 주로 한국의 경제발전상과 대북정책, 북한의 도발 사례 등
안보 교육에 특화된 내용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념관 바깥에는 과거 국군과 미군 등이 사용하였던 군사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칠곡호국의다리
왜관철교는 처음에 경부선 열차가 다니는 최초의 다리로 개통되었다가
1944년부터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한 다리로도 알려져 있으며,
여러 차례 붕괴와 보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호국의 다리라는 이름으로 사람만 다니는 다리로 이용되고 있는데,
칠곡보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의 일부로서 걷기에 좋은 길로 추천해 드립니다.
과거 열차가 다녔던 흔적으로 철교 너머에 숨어 있는 근대문화재인 구 왜관 터널이 있으니
보물찾기하듯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본 콘텐츠는 이재호 경북여행리포터가 직접 취재한 2022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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