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라 영양하면 떠오르는 것은 은하수! 사실 차 없이 여행 다니면서 영양 오지여행에는 제대로 도전해 본 적이 없었다. 일월산 대티골정도만 맛보기로 다녀온 정도. 올해는 영양을 가더라도 늦가을에 찾아와 단풍을 제대로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미리 다녀왔다. 붉게 물들어갈 경북 단풍구경은 영양에서 숨은 명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경북 단풍구경은 영양에서! (댑싸리, 메밀꽃)
봉감모전오층석탑(댑싸리)
(+서석지, 선바위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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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리 삼층석탑(댑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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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생태숲(단풍, 메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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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실마을, 지훈문학관(홍메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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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하수)
1. NEW 가을 맛집, 댑싸리공원
- 봉감모전오층석탑
은하수나 가을 별밤 풍경을 꿈꾸며 무턱대고 사진 한 장 보고 찾아왔던 봉감모전오층석탑. 무려 오층모전석탑은 국보 제187호로 벽돌 모양으로 쌓아올려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통일신라 때 이곳에 절터가 있다가 탑만 남았을 거라는 추측만 남았지만 지금은 복원된 석탑만 남아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석탑 앞에서 욜로걸만의 포즈로 다양하게 사진도 찍으며 그림같은 풍경에 뛰어들었다.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에는 걸터앉을 수 있는 연한 황금색의 액자가 걸려있으니 기념사진을 남겨가도 좋다.
이렇게 황량할 정도로 넓은 잔디밭에는 나무 한 그루가 유독 눈에 띄게 들어온다. 바로 감나무. 잎이 떨어지고 붉은 홍시만 남아있는 풍경의 사진을 본 적 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메우는 여백의 미와 봉감탑. 서쪽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병풍같은 풍경과 강물 너머로 이곳을 지키는 석탑은 단연 주인공이다.
작년 가을에 핫했던 댑싸리밭을 찾아왔다. 현리 삼층석탑과 더불어 이곳 봉감모전오층석탑에도 아담한 댑싸리공원이 만들어졌다. 모양과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곧 자주빛~붉은 가을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10월 중순이 되기 전에 말이다. 코키아 혹은 댑싸리로 불리는데 마당 청소할 때 쓰는 싸리비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경북 영양에서 문화재와 함께 가을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그리고 소개하고 싶은 영양의 숨은 명소들이 참 많지만 가을을 맞이해서 곱게 물들 단풍명소를 찾아가 보면 서석지를 빼놓을 수 없다. 서석지를 향하는 길에는 선바위관광지를 지나가게 된다. 멋진 절벽 아래로 한쪽에는 폭포가 흐르고 한쪽에는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니 늦가을 풍경을 즐겨보길 바란다.
여기가 한여름에 연꽃을 피워내 예쁨을 가득 받았던 연못이 있는 곳! 주차하자마자 바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300살은 되어 보이는 커다란 은행나무. 나무가 클수록 물들어가는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노랗게 물든 서석지를 들러봐도 좋다.
? 봉감모전오층석탑
?주소: 경북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 391-6
2. 곧 가을맛 핫플 개장!
- 현리 삼층석탑
논도 많고 밭도 많고 초록의 평야가 펼쳐지는 풍경.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불리는 오지여행을 영양으로 잘 찾아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서로의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기에 이만큼 제격인 여행지가 없다. 그리고 찾아온 가을맛 핫플 현리 삼층석탑.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영양 고추밭! 그 가운데 파라솔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육지 속의 섬에서 파라솔을 펼치고 논뷰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정도였다. 댑싸리는 아직 청청이지만 홍고추가 되어가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만 몰랐던 영양의 노지캠핑 성지. 고가도로 아래로 사람들이 텐트를 들고 와서 쉬기도 하고 잠깐 쉬어가기도 하는 곳이었다. 차량이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참고로 현리 삼층석탑은 바로 앞 길가에 주차하기가 어려워서 고가도로 아래 샛길로 들어가야 주차를 할 수 있다.
10월이 넘어가야 댑싸리에도 단풍처럼 물이 들지만 초록도 이쁘다. 이곳에는 깨진 탑인 삼층탑이 보이는데 북악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전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올게.” 마음속으로 남기고 온 말. 탑 너머로 고가다리가 보이는 풍경은 사뭇 아쉬웠지만 높은 건물 하나 없이 자연으로 가득 찬 영양 여행지. 경북에서도 댑싸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라 충분한 매력이 있다. 가을이 기대되는 곳이다.
? 현리 삼층석탑
?주소: 경북 영양군 영양읍 현리 401
3. 메밀꽃 필 무렵
- 반딧불이생태숲(단풍, 메밀꽃)
경북 영양에는 다른 경북지역보다 가을이 일찍 찾아오는 편! 이미 9월에 곱게 물들고 있는 단풍나무 몇 그루도 눈에 들어올 정도니 앞으로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하게 만드는 가을여행지다.
영양군 수비면에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유명하다. 반딧불이 천문대에 학습이나 예약해서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반딧불이생태숲까지 다 둘러보고 오면 좋다. 연못과 함께 쉼터, 정자, 벤치 등 숲속에서 즐길 거리가 많았다.
특히 소나무 군락지는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을 만큼 한적하고 좋았는데 자작나무군락지까지 있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도시락 싸들고 생태학습하고 쉬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주는 곳. 일부러 여기서 아침 산책하러 오는 분들이 있을 만큼 아는 사람들만 아는 곳이다.
그리고 놓쳐선 안될 메밀꽃밭 포인트! 가을에 메밀꽃이 한창이라 꼭 반딧불이생태숲 앞에서 도깨비 주인공처럼 가을 눈꽃을 즐겨보길 바란다. 들어가는 길목에 보건소부터 반딧불이생태관까지도 장관이다.
산 아래 모든 풍경이 하얗게 물들 정도로 메밀꽃이 하늘거리는 풍경. 강원도나 어디 멀리 갈 필요도 없고 꽃밭에 전세 낼 수 있는 곳!
정말 아무도 없는 구간이 대다수라 나만의 정원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일몰 빛이 등어오는 순간, 일출빛이 비추는 모든 순간이 신비롭다. 말간 하늘에 소복한 꽃을 담아도 예쁘지만는빛이 사광으로 들어오는 일출, 일몰 1시간 전후로 담아보면 꽃밭이 또 달라 보인다.
영양군생태공원 사업소 펜션 앞이 메밀꽃 식재된 모습이 한눈에 펼쳐져서 멋있고 가장 마음에 드는 스팟은 반딧불이생태숲 관리사무소 맞은편 소나무 아래 핀 메밀꽃밭이었다. 가을꽃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아직 단풍을 보기 전이라면 들러보자.
? 반딧불이생태숲 관리사무소
?주소: 경북 영양군 수비면 반딧불이로 50
4. 홍메밀꽃 필 무렵
- 주실마을
영월에만 홍메밀꽃이 피는 게 아니라 영양 주실마을에도 붉은메밀이 있다는 사실! 군락이라기엔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논 옆에 심어져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선연한 분홍빛이 남아있어서 더욱 깊어갈 가을에는 황금논과 단짝이 되지않을까?
영양가볼만한곳으로 경북관광 100선 중 한 곳이자 경북챌린지투어가 진행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논밭 사이로 한옥건물과 코스모스가 반겨주는 정다운 길. 조지훈시공원, 생가인 호은종택, 지훈시광장, 지훈문학관 등 볼거리가 꽤 있다. 조지훈의 <승무>에서 따온 외씨버선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꼭 들러봐야 할 코스이기도 하다.
마을 중간에 호은종택은 조지훈생가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되어 있다. 호은종택 앞에는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라는 문구와 조지훈 시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낙화' 가 보인다.
최근에 조지훈시의 대표작인 <승무>를 곱씹어 보며 천재성과 작품성에 다시 감동을 받았는데 그때를 생각하며 조지훈문학관을 둘러보니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천천히 둘러보기 좋았다.
마을입구에는 느린우체통도 있으니 사부작사부작 걸어보고 오랜만에 펜을 꺼내들고 가을편지를 남겨보는 감성여행도 좋다. 홍메밀꽃과 더불어 모든 것이 느림의 미학이 돋보이는 영양 여행지였다.
? 주실마을, 지훈문학관
?주소: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55
5. 은하수가 수놓아진 가을밤
-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
추가적으로 숨은 경북 단풍명소를 추천해 보자면,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군락지와 일월산 대티골 정도! 마지막으로 영양하면 생각나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가을밤을 눈에 담아왔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국제 밤하늘 협회(IDA)가 전 세계에서 별빛이 밝은 밤하늘을 선정해 지정한 공원으로 빛공해 영향이 적은 편! 천문관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천문대라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대표적인 가족여행지이기도 하다.
얼마나 청정지역이길래 별뿐만 아니라 반딧불이도 볼 수 있는 걸까? 사실 전국의 오지로 유명한 곳을 가면 이런 곳은 꽤 있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왕피천계곡의 수려한 청정자연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맑은 계곡 위로 소나무가 기품있게 펼쳐진 풍경이 도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9월의 마지막 은하수는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잘 보였다. 반딧불이 캐릭터 위로도 별이 쏟아질 듯 가득했고 은하수를 보러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진사들도 보였다. 특히, 영양 수하청소년수련원 캠핑장은 만원이었다. 볼 수 있는 날이 한정적이고 날씨와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하니 쉽지 않다.
다만, 다가오는 가을날 나름 비대면 관광지로 우리들만의 숨은 단풍 명소를 찾아떠날 목적이라면 경북 영양여행은 제격이다. 붉은메밀, 댑싸리, 단풍으로 특별한 가을을 선사해주지않을까?
Info. 봉감모전오층석탑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 391-6
Info. 현리 삼층석탑
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현리 401
Info. 반딧불이생태숲 관리사무소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반딧불이로 50
Info. 주실마을, 지훈문학관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55
Info.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
경상북도 수비면 반딧불이로 50
장하나 경북여행작가의 9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