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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이소! 경북 천년의 문화, 천혜의 자원
    경주 벽없는 박물관 ,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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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인정한 벽 없는 박물관, 경주
     
     


    최근 내셔널 지오그랙픽에서 ‘세계 최고의 여행지2021’ 중 하나로 경주를 선정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권장되지 않거나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현재는 꿈꾸고 나중에 가보자’를 슬로건으로 걸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는 ‘모험’,‘역사문화’,‘자연’,‘가족’,‘지속가능성’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를 나눠 추천 여행지를 선정했습니다.


    경주는 5가지의 카테고리 중 ‘역사문화’범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세계적으로 1000년의 세월을 간직한 수도는 5곳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터키의 이스탄불, 중국의 시안, 일본의 교토 그리고 한국의 경주입니다. 경주는 신라의 1000년을 지탱한 수도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지를 결정할 시 방문하고자하는 장소의 역사 혹은 문화를 고려합니다. 매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경주는 그런 이유에서 전세계적인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도시입니다.

       부처님의 나라, 불국사


    신라의 천년수도였던 경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가 아주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불국사는 부처님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신라 최고의 건축물입니다. 신라인들이 이상 세계라고 생각하던 모습을 담고있는 불국사는 통일신라시대 김대성이 부모를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석조 건축물과 목조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은 독창적이면서도 예술적입니다.


    불국사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청운교와 백운교는 경건함의 공간입니다. 석조 건축물과 목조 건축물의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물론 물질의 세계에서 부처님의 나라로 건너가는 아름다운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불경에 따르면 부처님이 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물과 구름을 건너야하는데 청운교와 백운교가 그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반대편에 위치한 연화교는 계단마다 화려하게 연꽃잎을 새겼지만 현재는 마모가 심해 유심히 봐야지만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앞마당에서는 불세출의 다보탑과 석가탑 두 탑을 만나게 됩니다. 우선, 다보탑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존재입니다. 10원짜리 동전에 세겨져있기 때문이죠.  바로 10원짜리 동전에서 말이죠. 다보탑은 일본에 의해 나라를 뺏앗겼던 한을 담고 있습니다. 1925년 일본인들에 의해 완전히 해체되었는데 그 때 발견된 여러 유물들이 사라져 행방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석탑의 원형이 된 석가탑은 단순함의 극치를 표현한 완전한 형태입니다. 예술가들은 항상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단순하게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말입니다. 석가탑이 바로 그렇습니다. 아무 장식 없는 돌덩이 몇 개로 최고의 미를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이질적인 양식을 가졌지만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는 두 조형물 중 어떤 것이 자신의 취향인지 유심히 바라보는 것도 불국사여행의 묘미가 되어줍니다.


    불국사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두 개의 불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떡 벌어진 어깨와 당당한 가슴 그리고 잘록한 허리에서 사실적이면서도 세련된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극락전의 금동아미타여래좌상과 일반적인 손모양과는 반대로 표현되어 이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비로전의 금동비로자나불좌상은 진리의 세계를 통솔하는 자비로운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불국사를 완성시키는데 신라의 장인들이 30여 년의 세월을 받쳤다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만 보더라도 ‘부처의 나라’라는 이름답게 당시 신라인들의 불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처의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담은 석굴암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면서도 회전구간이 많아 험합니다. 그렇지만 두 유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같은 존재입니다. 두 유산 모두 토함산에 위치했다는 점,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고대 불교 유적이란 점, 마지막으로 같은 인물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김대성은 현생의 부모를 기리며 불국사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들을 기리며 석굴암을 지었을 정도로 효심이 깊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불국사가 부처님의 세상과 현실 세상을 구분한 걸작이라면 석굴암의 본존불상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완벽히 묘사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두 유산은 함께 이해되어야 합니다.


    사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석굴암은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경주지역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1907년이 되어서야 일제에게 발견된 이후 ‘조선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각인되며 널리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비록, 식민지배의 효율성을 위해 ‘복원’이란 이름 아래 석굴암을 파손하였지만 말입니다.


    ▲ 사진출처;세계문화유산 석굴암

    굴을 뚫어서 만드는 석굴사원은 인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해졌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굴을 뚫기 쉬웠던 인도와 중국에 비해 한반도에서는 돌을 쌓아서 인공적으로 석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한반도의 인공 석굴은 세계유일의 문화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석굴암 보존 및 관리를 위해 전면에 유리벽을 설치하여 밖에서만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사진촬영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실적이게 표현된 본존불, 온몸에 화려하게 조각된 십일면관음보살상, 용맹스러운 인왕상, 위엄있는 사천왕상, 우아함을 풍기는 각종 보살상 저마다 개성을 나타내는 모든 조각품은 경건한 분위기를 풍기는 석굴에 신비로움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자비로움을 전달해주는 석굴암의 모든 것은 동북아시아 고대 불교 예술의 최고 걸작품이 분명합니다.

    Info. 불국사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불국사

       산신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옥산서원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문화재들이 있습니다. 성리학의 이념으로 설립된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서원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9곳의 서원입니다. 영주의 소수서원,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대구의 도동서원, 함양의 남계서원, 정읍의 무성서원, 장성의 필암서원, 돈산의 돈암서원 그리고 경주의 옥산서원이 바로 ‘한국의 서원’입니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는 말은 옥산서원에서는 틀린 말입니다. 옥산서원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남향이 아닌 서향으로 건물을 배치한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서원 앞에 위치한 옥계천이 흐르는 계곡 때문입니다. 너럭바위가 즐비하는 이곳은 공부에 지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한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습니다.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 그리고 풀 내음 가득한 풍경 속에서 멍하니 계곡을 바라보면 희미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세심대’라는 글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계곡물로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하라는 성리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세심대는 퇴계 이황이 쓰고 회재 이언적 선생이 바위에 새겼다고 전해집니다.


    옥산서원은 너럭바위에 세심대를 새긴 회재 이언적 선생을 기리기 위한 서원입니다. 회재 선생이 세상을 떠난 19년 후인 선조5년에 건립된 이곳은 그의 위패를 봉안하고 국왕의 사액을 받았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무사할 수 있을 정도로 명망 높았던 47개의 서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옥산서원에 들어가는 출입문인 역락문을 지나면 무변루라는 누각이 나오는데 올라가는 계단이 통나무를 깎아 만든 특이한 형태입니다. 무변루의 현판은 조선 최고의 명필가인 한석봉이 세겼다고 합니다.


    무변루의 정면에서 바라보는 구인당은 서원의 중심이자 강의나 토론이 열렸던 강당입니다. 현재도 2월과 9월 제사를 지낼 때 아궁이에 불을 떼어 사용할만큼 과학적인 건축물입니다. 뒤편으로는 이언적 선생의 사당이 위치하여 있는데 이곳은 신성한 공간이기에 추가로 담장을 쌓고 출입을 금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옥산서원은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되기 이전 2010년에 이미 양동마을의 일부로 먼저 등재되어 중복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양동마을과 옥산서원의 거리는 꽤 멀지만 회재 이언적 선생의 본적이 양동마을이기에 서로 관련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옥산서원은 다른 한국의 서원과 달리 찾아가는 과정이 더욱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운치 있는 풍광은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해주기 때문이죠. 시원스레 깔려있는 너럭바위와 쉼 없이 흘러가는 물소리로 가득한 옥산서원은 물 좋고 정자 좋은 장소가 확실합니다.

    Info. 옥산서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216-27

       초가집과 기와집에서 느끼는 조선의 숨결, 양동마을


    불국사과 석굴암처럼 양동마을은 앞서 여행한 옥산서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재 이언적 선생 때문입니다. 양동마을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본적이자 조선시대 양반가로 이름난 여강 이씨의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동마을은 전국 6개 민속마을 중에서 보존상태가 아주 양호합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전봇대와 같은 것들이 보이긴 하지만 자그마한 산을 덮고 있는 기와지붕들과 돌담에 밀려 눈에 크게 띄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마을의 길을 걷다보면 시공간을 뛰어넘어 조선시대로 건너온 기분이 듭니다.


    또한 관광객이 몰여들면 살고 있는 집을 개조해서 식당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흔한데 양동마을에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상업적인 간판을 찾아본다면 그나마 ‘수퍼’라고 적힌 낡은 간판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시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천석꾼이 다섯 집이나 될만큼 부유한 사람이 많았던 양동마을의 여강 이씨 문중의 서당인 강학당에서 조선시대 과거급제자만 116명이나 배출했습니다. 116명 중에서도 회재 이언적 선생은 성리학의 뼈대를 세운 대유학자로 퇴계 이황이 유일하게 ‘스승’으로 모셔진 인물입니다.


    양동마을에서는 회재 이언적 선생이 거주했던 가옥도 볼 수 있습니다.


    양반의 가옥 아래로는 가립집이라고 불렸던 외거 하인들의 초가집이 서너채씩 있습니다.


    훌륭한 조상에 욕됨이 없이 살겠다는 회재 이언적 선생의 맏손자 이의윤 공의 호를 딴 무첨당입니다. 이곳은 회재 이언적의 아버지 이번이 처음 터를 잡고 살았던 집입니다. 양동마을에서 가장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터인 이곳은 여강이씨의 종가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첨당과 향단 그리고 관가정 등 양동마을의 가옥 대부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가옥들 하나하나를 문화재를 지정해놓고 또 마을 전체 역시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동마을의 보존과 관리가 잘 되어 후대인에게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여행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Info. 양동마을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125

       만원의 행복을 누리는 경주 중앙 야시장


    어느 도시든 찾아볼 수 있는 재래시장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문화입니다. 지역특산품과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고 그 지역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은 여행의 묘미가 되어줍니다. 경주중앙야시장은 그런 이유에서 유네스코에 등재될만큼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적인 공간을 바탕으로 탄생한 전통적인 음식과 외국에서 전래된 요리를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그냥 음식을 맛보는 게 아닙니다. ‘만원의 행복’이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원의 행복은 중앙야시장의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4종류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참신한 도시락입니다. 입구에서 결제 후 받은 쿠폰을 들고 20여대의 포장마차를 돌아다니면 음식을 도시락에 채우는 방식입니다. 이곳에서는 큐브 스테이크와 닭껍질 튀김, 멘보샤, 새우요리, 삼겹살 김밥, 소고기육전, 막창,모듬전, 떡볶이 등 다양한 음식이 즐비하기에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 쉽습니다.


    단 돈 만원으로 여러 가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경주중앙야시장은 중앙시장 실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더라도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습니다.
    영업시간;매주 금~일요일 (오후6시~11시)


    경주의 밤은 낭만적입니다. 어둑한 저녁이면 커다란 왕릉과 역사를 담은 첨성대 그리고 전설이 숨쉬는 동궁과 월지 등을 달빛 아래에서 산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뽑은 ‘세계 최고의 여행지 2021’ 벽 없는 박물관, 경주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벗삼아 우리의 역사를 둘러보았습니다.

    Info. 경주 야시장
    경북 경주시 금성로295 중앙시장

    권동환 경북여행작가의 11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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