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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예천 강변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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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주모는 어디가고 제비가 반기느냐 '예천 강변 트레일'
     
     

    ▲ 내성천과 금천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예천의 삼강에 자리잡은 삼강주막촌(드론 촬영)

    노란색 황화코스모스가 낙동강 강변을 점묘화처럼 수놓은 경북 예천의 삼강주막은 조선시대로 여행을 떠난 듯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주막 앞을 흐르는 낙동강은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시리도록 푸르고, 마지막 사공과 마지막 주모를 기억하는 500년생 회화나무는 삼강주막을 보듬은 채 산들산들 부는 강바람에 오수를 즐기고 있습니다.

    ▲ 복원된 유옥연 할머니의 삼강주막 /  500년생 회화나무와 삼강주막

    삼강(三江)은 예천 회룡포를 휘돌아 흐르는 내성천과 문경에서 발원한 금천이 삼강나루에서 낙동강과 합류하여 붙여진 지명입니다.

    예천은 안동 학가산, 문경 주흘산, 대구 팔공산의 끝자락이 세 강줄기와 만나면서 기(氣)가 충만한 삼산삼수(三山三水)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략적 요충지이자 천하명당인 삼강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신라, 고구려, 백제가 주막 상류의 원산성에서 200년 동안 전투를 벌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삼강주막에 설치된 보부상 동상 /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둔치에 설치된 삼강나루터 유래 안내판

    예로부터 삼강은 한양 가는 길목으로 문경새재를 넘는 선비나 장사꾼은 반드시 이곳에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여기에 소금배 등이 낙동강을 오르내리면서 삼강나루에 자리 잡은 삼강주막은 늘 장사꾼과 길손들로 문전성시를 이뤄 장날에는 나룻배가 30여 차례나 오갈 만큼 분주했다고 합니다.

    ▲ 1980년대 중반까지 운행되던 황포돛배가 모형으로 제작돼 삼강나루가 있던 낙동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조선시대 강의 길목에는 나루가 있고 나루에는 어김없이 주막이 있었습니다. 수운이 발달하면서 조선팔도의 주막은 한때 2000여 개로 늘었지만 강을 건너는 다리가 생기고 고개 밑으로 터널이 뚫리면서 하나 둘 없어지더니 급기야 삼강주막 하나만 남았습니다.

    마지막 사공인 유영하씨가 삼강나루를 떠난 때는 1980년대 중반입니다. 삼강나루 하류에 다리가 생기자 나룻배를 찾는 길손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2004년에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삼강교가 완공되자 더욱 쓸쓸해진 삼강주막은 이듬해 가을 21세기의 마지막 주모로 불리는 유옥연(당시 90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한때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로 전락했습니다.

    ▲ 1934년 홍수 때 떠내갔던 보부상 숙소가 2008년에 복원돼 나그네들의 숙식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삼강나루에는 본래 주막이 4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갑술년(1934년) 대홍수 때 보부상 숙소와 사공 숙소를 비롯해 3채의 건물이 떠내려가고 100여 년 전에 지어진 유옥연 할머니의 단칸방 삼강주막만 남았습니다. 삼강주막도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면서 방치됐으나 2008년 복원공사로 옛 모습을 찾았습니다. 함께 복원된 보부상 숙소와 사공 숙소를 비롯해 여러 채의 초가집 주막은 옛 추억을 찾아 나선 길손들로 연일 북적거리며 현대판 주막으로 거듭났습니다.

    ▲ 삼강주막의 부엌 / 유옥연 할머니의 외상장부

    초가로 단장한 삼강주막의 비좁고 어두운 부엌에는 유옥연 할머니가 생전에 기록해 놓은 외상장부가 눈길을 끕니다. 할머니의 손때가 덕지덕지 묻은 외상장부는 상형문자처럼 부엌 흙벽에 새겨져 있습니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가 뱃사공들에게 외상을 줄 때마다 날카로운 칼로 빗금을 하나씩 그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삼강주막은 유행가 가사처럼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이었습니다. 남의 땅에 건물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옥연 할머니가 돌아가신 직후 삼강주막이 경상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자 예천군은 주막이 위치한 60여 평의 땅을 분할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번지를 새로 받아 삼강주막은 ‘삼강리길 27’이라는 문패를 자랑스럽게 달고 있습니다.

    ▲ 삼강주막의 운치 있는 메뉴판 / 막걸리, 두부, 배추전으로 구성된 주모한상

    문패도 번지도 새로 생긴 삼강주막의 새 주모는 삼강마을 주민들입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회원들이 영농법인을 설립해 교대로 주막을 운영하고 있지만 상차림은 유옥연 할머니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막걸리 한 주전자와 배추전, 두부, 도토리묵이 함께 나오는 ‘주모한상’의 가격은 1만8000원으로 값도 싸고 옛 정취도 느낄 수 있어 옛 추억을 반추하려는 길손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합니다.

    ▲ 보부상 숙소 등의 처마 아래 서까래에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는 삼강주막 제비 / 보부상 숙소의 벽을 빼곡하게 채운 나그네들의 낙서가 삼강주막의 운치를 더한다

    삼강주막은 언제부턴가 제비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도 제비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지만 이곳은 예외입니다. 주변이 청정지역인데다 제비집을 지을 초가집 처마가 삼강주막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비들의 환송을 받으며 강변길과 숲길, 그리고 산길로 이어지는 나홀로 트레킹을 떠나기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조이고 길을 떠납니다.

    ▲ 황화코스모스가 점묘화를 방불케하는 낙동강 강변을 따라 삼강주막과 보부상문화체험촌, 그리고 강문화전시관이 그림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다(드론 촬영)

    삼강주막에서 낙동강 강변길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예천군이 사업비 196억 원을 들여 487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20년 11월 15일 개관한 강문화전시관(054-650-6802)이 반깁니다. 상설전시실과 영상관, 어린이놀이터, 북카페 등으로

    이루어진 전시관에 옥상 전망대에 오르자 굽이치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2019년 12월에 문을 연 예천군의 강문화전시관 전경

    상설전시실에는 낙동강, 한국과 세계의 강, 예천의 명당과 배출 인물, 국궁 제작 과정, 노동요 영상, 회룡포 사계절, 삼강나루터 옛 모습 등이 다양한 기법으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모 유옥연 할머니의 영상과 길손들의 대화 장면이 눈길을 끕니다.

    강문화전시관 입장료는 청소년 2,000원, 어른 3,000원으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 낙동강과 내성천, 주막과 보부상 등을 주제로 꾸며진 강문화전시관의 내부 모습

    ▲ 곤충을 테마로 만들어진 모빌홈 / 강문화전시관 인근의 삼강강당

    강문화전시관 야외에 위치한 삼강나루 캠핑장은 오토캠핑장 사이트 20개와 곤충 모양의 모빌홈 10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는 7월부터 오픈할 계획입니다. 강문화전시관 인근의 삼강강당을 비롯해 송암고택, 미곡전, 대장간, 민가생활관, 물품창고, 보부상 숙소, 막걸리홍보관 등을 한옥으로 재현한 보부상문화체험촌은 삼강나루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자녀들의 역사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비룡교 / 강변길 안내판

    ▲ 까맣게 익은 오디 / 호젓하면서도 아늑한 숲길

    ▲ 용포마을의 옛 우물 / 시멘트다리로 거듭난 제2뿅뿅다리

    강문화전시관에서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비룡교를 건너자 회룡포로 가는 산속 오솔길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비룡교 북단에서 사림재와 용포마을을 거쳐 회룡포마을까지는 약 2㎞로 길섶에는 산딸기를 비롯해 까맣게 익은 오디가 군침을 돌게 합니다. 호젓하면서 아늑한 숲길 끝에서 옛 우물이 추억을 소환하는 용포마을을 만납니다. 이곳에서 시멘트 다리로 변신한 제2뿅뿅다리를 건너면 회룡포입니다.

    그러나 회룡포마을은 비룡산 정상의 회룡대에서 볼 때 가장 멋스럽습니다.

    ▲ 내성천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회룡포는 비룡산 정상의 회룡대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용포마을에서 강변길을 따라 400m쯤 걷자 회룡대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숲속에서 살포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600개가 넘는 가파른 나무계단은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리트머스시험지입니다. 숨이 턱에 닿을 때쯤 나뭇잎 사이로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회룡포를 한눈에 조망하는 회룡대가 보입니다.

    ​연초록 논에서 무시로 왜가리가 날아오르는 내성천 하류의 회룡포는 물이 휘감아 돌아가는 마을인 ‘물돌이동’입니다. 봉화에서부터 시나브로 강폭을 넓혀온 내성천은 삼강나루에서 낙동강에 합류하기 직전 태백산맥 줄기인 비룡산(240m)을 만납니다. 병풍처럼 막아선 반달 모양의 비룡산과 맞닥뜨린 내성천 물길은 350도 돌아나가면서 어안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듯 신비한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회룡포는 높은 곳에서 보면 육지 속의 섬마을처럼 보이지만 섬은 아닙니다.

    회룡포의 목줄기는 높이 15m, 폭 80m에 불과한 소백산맥 줄기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육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학의 목처럼 가느다란 목줄기를 삽으로 한 번만 뜨면 섬이 된다는 우스개로 회룡포의 지형을 설명합니다.

    ​회룡포의 원래 지명은 의성포로 나룻배가 아니면 접근하기 힘들어 한국전쟁 때는 전란조차 피해갈 정도로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구한 말 의성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면서 의성포란 지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의성군으로 착각하는 관광객이 늘자 1999년에 의성포를 둘러싼 회룡마을과 용포마을의 첫 글자를 따서 회룡포로 부르게 됩니다.

    고즈넉한 강마을인 회룡포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로 시작되는 동요 속의 마을을 연상하게 합니다. TV드라마 ‘가을동화’에 용궁면의 경북선 철길과 함께 은서와 준서의 어린 시절 고향으로 등장하면서 낭만적으로 그려진 때문이지요.

    ​회룡포로 들어가려면 주민들이 ‘아르방다리’ 또는 ‘뿅뿅다리’로 부르는 약 200m 길이의 철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건축용 철판(아르방)을 두 줄로 깔아놓은 철다리는 주민들에게는 바깥세상과 통하는 통로이자 관광객들에게는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하지만 빨갛게 녹슨 추억의 뿅뿅다리는 큰비 내리면 강물 속에 잠겨버리고 회룡포는 고립무원의 고독감에 진저리를 쳐야 했습니다.

    1997년 소백산맥 줄기에 임도를 내고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뿅뿅다리’가 생기기 전까지 회룡포는 외부세계와 철저하게 단절됐습니다. 주민들은 바지를 걷어 올리고 강을 건너야 했고 물이 불어나면 나룻배를 타야 했습니다. 살얼음이 강을 뒤덮는 겨울에는 임시로 만든 외나무다리가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 350일 후 편지를 전해주는 회룡대 우체통

    ▲ 회룡포를 조망하는 회룡대 / 하산길 곳곳에서 만나는 시

    ▲ 비룡산 품에 다소곳이 터를 잡은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장안사의 대웅전

    사랑의 자물쇠와 1년 후에 편지를 보내준다는 빨간 우체통이 멋스런 회룡대에서 15분쯤 비룡산 능선을 따라 내려가자 통일신라시대의 사찰인 장안사가 반깁니다. 대웅전 옆에 위치한 약수로 목을 축이자 삼강주막에서 회룡포마을과 회룡대를 거쳐 장안사까지 호젓한 강변길과 산길을 걸어오느라 쌓인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여행메모]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톨게이트에서 삼강주막까지 약 19㎞로 승용차로 약 20분,대중교통은 불편하므로 승용차 여행을 추천합니다. 삼강주막에서 강문화전시관~비룡교~사림재~용포마을~제2뿅뿅다리~강변길~회룡대~장안사까지 약 5㎞. 삼강주막에 승용차를 주차했을 경우 회룡대에서 봉수대~용포대~사림재~비룡교~강문화전시관을 거쳐 삼강주막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는 3.7㎞로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 그루작 앞의 추수를 앞둔 황금색 보리밭

    ▲ 청년들이 만든 농업회사법인 그루작 / 그루작의 가드닝 체험

    예천군 지보면에 위치한 그루작(054-655-9423)은 청년들이 만든 농업회사법인으로 허브심기 등 가드닝 체험이 가능한 곳입니다.

    낙동강변의 황금색 보리밭을 배경으로 조성된 아담한 온실에서 가드닝 체험과 함께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온실입장료 8,000원으로 가드닝 체험료는 별도입니다.

    ▲ 시골풍경이 정겨운 용궁시장에 자리잡은 단골식당

    ▲ 단골식당의 순대메뉴 / 뒷맛이 개운한 단골식당의 순대요리

    회룡포로 유명한 예천 용궁면의 별미는 막창순대로 시골 풍경이 정겨운 용궁시장 인근에는 순대집 대여섯 곳이 있습니다. 갓 잡은 돼지의 신선한 막창에 부추 찹쌀 당면 청양고추 등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고 조리해 느끼하지 않고 뒷맛이 개운합니다.

    용궁단골식당(054-653-6126)은 따로순대국밥 7,000원, 전통막창순대·모둠순대·오징어불고기가 각각 1만원으로 전국에서 찾아온 미식가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Info 예천 삼강주막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길 27

    강문화전시관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길 52-23

    회룡대

    경북 예천군 지보면 마산리

     

    박강섭 경북여행작가의 6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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