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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예천 용왕님 뵈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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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왕님 뵈러 가는 길
     
     

    모두 안녕하신지요? 정말 그러신지요?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 세계적인 전염병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을 바꾸었습니다. 선생과 학생은 학교 밖으로, 회사원은 회사 밖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일상의 무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데면데면한 이웃과는 몸마저 멀어지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사회에서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치유해 주는 여행도 우리의 곁에서 멀어졌습니다. 항공업계를 비롯한 여행업계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오지도, 가지도 못하니 어련하겠습니까. 분명 끝은 있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심해를 유영하는 듯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의 상황이 지난 몇 달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안심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도권은 여전히 끝나지 않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루에도 몇백 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던 지난날에 비해 숨통이 트이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언제까지고 잃어버릴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달은 ‘언택트 여행지’를 준비했습니다. 언택트(Untact)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입니다. 최근 사람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죠? 대도시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여행지가 이에 해당하겠네요. 우리 경북도 언택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죠. 지난 5월 11일, 블로그 ‘경북나드리’에 올라온 게시글 '경북 언택트 관광 23선' 중 한 곳인 예천 회룡포 전망대와 뿅뿅다리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용궁역

    회룡포를 가기 위해선 회룡포가 위치한 용궁면을 거쳐야 합니다. 말하자면, 회룡포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죠. 마을 이름이 용궁이라니 재밌지 않나요? 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뒤에 들려드릴게요. 같은 심해지만 위에서 말한 심해보다는 훨씬 더 밝은 느낌이죠? 어릴 때 한 번쯤 읽어봤을 전래동화 ‘별주부전(토끼전)’ 때문일 겁니다. 저기 용궁마을의 관문인 용궁 기차역이 보이네요.

    “(배우 김상중 내레이션) 그런데 말입니다. 입구 옆으로 보이는 토끼 간... 빵!? 그것을 알아봐야겠습니다.”


    ▷토끼간 빵 / 자라 카페

    역사로 들어가자 궁금증이 해결됩니다. 전래동화 속 토끼 간을 모티브로 한 빵집이네요. 진짜 토끼 간 즙이 함유된 빵은 아닙니다. 팥과 크림, 가게 이름에 비해 내용물은 평범한 빵이지만 용궁마을이라서 가능한 지역 특산물일 수도 있겠네요. 빵 하나 물고, 빵집 건너편에 위치한 자라 카페에서 쉬어가도 좋습니다. 아, 카페로 들어가기 전에 간은 꼭 탈착하시고요.


    ▷ 용궁역 내부 테이블

    아니면 역사를 지나 승강장으로 가는 길에 놓인 테이블도 좋습니다. 고요한 시골 간이역의 정취를 느끼기 딱 좋거든요.


    ▷용궁역 내부 테이블

    맞습니다. 용궁역은 빵집과 카페가 전부인 작은 간이역입니다. 1928년 11월 1일,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2004년 이후, 역무원이 없는 무 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되었습니다. 일상에서는 자주 접할 수 없어 더욱 특별한 간이역이죠.


    ▷ 용궁역 승강장

    그렇다고 본분에 충실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영주와 김천을 잇는 무궁화호가 하루 5번 정차하고 주말에는 동해와 부산, 분천과 동대구를 잇는 무궁화호도 정차한답니다. 역무원이 없는데 기차표는 어떻게 사냐고요? 열차에 탑승해서 승무원에서 표를 발권하거나 ‘코레일톡’ 앱을 이용하여 발권하면 된답니다.

    [예천 용궁역 정보]
    -찾아가기 : 경북 예천군 용궁면 용궁로 80 (내비게이션 ‘용궁역 경북선’ 검색)
    -문의 : 1544-7788
    -이용 시간 : 매일 06:00~24:00
    -입장료 : 무료
    -메모 : 주차 불가


    ▷ 용궁면 / 용궁면 이발소

    용궁역이 위치한 읍부리는 용궁면에서 가장 큰 읍내입니다. 그래봤자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읍부리를 벗어나면 산과 논과 들 뿐이니, 가히 용궁면 핫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용궁시장 / 용궁단골식당 본점

    우선 배부터 채워야겠습니다. 용궁시장에 위치한 용궁단골식당은 조용한 마을 분위기와 달리 손님들로 북적북적합니다. 용궁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모였나 봅니다. 식당 이름처럼 매스컴에 단골로 소개된 곳이기도 합니다. ‘언택트 여행지’인데 무슨 이런 곳을 소개하느냐고요?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을지, 용궁단골식당에 갈지. 저는 내일 죽더라도 오늘 용궁단골식당을 가겠습니다.


    ▷ 용궁단골식당 따로 순대국밥

    개인적으로 순대국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내장과 머리 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이죠. 유일하게 먹는 떡볶이 절친 순대가 국물에 빠져있는 모습도 제겐 영 어색합니다. 차라리 내장을 뺀 돼지국밥이 낫고, 국밥류에서는 설렁탕이 으뜸입니다. 그런 제가 순대국밥에서 설렁탕을 느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한술을 뜨는 순간, 뽀얀 국물에서 풍기던 기대감은 만족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송송 썰어진 파가 노릿함을 잡아주는 국물은 담백함 그 자체입니다. 미리 내장과 머리 고기를 빼달라고 말씀드렸다면 분명 뚝배기 바닥을 긁었을 맛입니다.


    ▷ 용궁단골식당 오징어 불고기

    그리고 이 오징어 불고기, 문제작입니다. 불에 오징어가 올라간 게 아니고 오징어에 숯불이 얹혔습니다. 불 맛이라고 하죠? 숯불 향 가득한 부드러운 오징어 살이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제가 용궁마을 주민이라면 면 소재지에 위치한 이 식당이 정말 소중할 겁니다. 아무리 박하게 평해도 광역시급 맛이니까요.


    ▷ 용궁단골식당 전통 막창 순대&김치 막창 순대

    마지막으로 막창 순대. 종류는 기본 순대인 전통 막창 순대와 김치 막창 순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막창의 노릿함을 잡으며 조화를 이루는 김치 막창 순대에 한 표를 주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포인트는 순대가 아니라 막창입니다. 주로 구워서만 먹던 막창이 이렇게도 변신하는군요. 굽지도 않은 막창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요? 다음에 이곳에서 맛보게 될 막창구이가 벌써 기대됩니다.

    [예천 용궁단골식당 본점 정보]
    -찾아가기 : 경북 예천군 용궁면 용궁시장길 30 (내비게이션 ‘용궁단골식당본점’ 검색)
    -문의 : 054-653-6126
    -이용 시간 : 매일 09:00~21:00(월 2회 휴무)
    -가격 : 따로 순대국밥 7,000원 / 오징어 불고기 10,000원 / 전통 막창 순대 10,000원 / 김치 막창 순대 10,000원
    -메모 : 식당 전용 주차 공간 없음, 근처에 주차 가능


    ▷ 용궁면 용궁시장 앞 사거리

    자, 이제 용왕님을 뵈러 갈 시간입니다. 저기 이정표가 보이시나요?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육지 속의 섬, 회룡포와 우리나라의 마지막 주막이라 불리는 삼강주막이 지척입니다. 그중 용궁면 소재지에 있는 회룡포가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회룡포는 용궁시장에서 약 6.5km 떨어져 있습니다. 차량으로는 지척이고, 걷기엔 다소 먼 거리죠.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엔 자전거가 적당해 보이네요. 용궁단골식당 근처에 있는 읍부리 유일의 자전거 가게인 ‘삼천리 자전거’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답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가시죠.


    ▷ 용궁향교 외삼문

    용궁시장에서 회룡포로 가는 길목에 용궁향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용궁향교는 조선 시대의 교육기관으로 1985년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오늘날의 학교인데 학교치고는 참 다사다난한 역사를 지닌 곳입니다. 조선 태조 7년(1398), 현 위치에서 동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 건립된 용궁향교는 불과 2년 만인 정종 2년(1400)에 화재로 소실됩니다. 그 후 중종 7년(1512), 현재 위치에 복원된 용궁향교는 선조 25년(1592)에 일어난 임진왜란 때 다시 화재로 소실됩니다. 아무리 전래동화 속 이야기지만 바닷속 용궁에서 두 번의 화재라니, 참 기구한 운명입니다.


    ▷ 용궁향교 세심루 / 용궁향교 명륜당 / 용궁향교 대성전

    지금 보시는 대성전과 명륜당은 선조 36년(1603)에, 세심루는 인조 14년(1636)에 건립된 것입니다. 그 후, 중수와 보수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죠. 향교는 출입문인 ‘외삼문’·휴식공간인 ‘세심루’·유학을 가르치던 강당인 ‘명륜당’·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이 일직선 위에 배치된 전형적인 전당후묘(前堂後廟)의 형식을 따랐습니다.


    ▷ 6~7월이 개화기인 개망초

    용궁향교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드문 곳이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명륜당 앞마당에 빼곡하게 자란 저 개망초 좀 보세요. 큰 놈들은 벌써 무릎 높이도 넘어섰네요. 낡은 향교가 마치 폐허 같습니다. 자연과 세월이 고스란히 배어든 아름다운 폐허요.

    [예천 용궁향교 정보]
    -찾아가기 : 경북 예천군 용궁면 용궁향교길 59 (내비게이션 ‘용궁향교’ 검색)
    -문의 : 054-650-6395(예천군 문화관광과)
    -이용 시간 : 정해진 이용 시간 없음
    -입장료 : 무료
    -메모 : 주차 가능


    ▷ 제1 뿅뿅다리 입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네요. 눈앞에 보이는 뿅뿅다리만 건너면 회룡포입니다. 뿅뿅다리라니, 이름이 조금 특이하죠? 유래는 이렇습니다. 때는 1997년, 기존에 있던 노후한 외나무다리를 대신하여 예천군에서 강관과 철판을 이용한 다리를 놓았습니다. 그 후, 철판에 난 구멍에서 물이 퐁퐁 솟는다고 하여 퐁퐁다리로 불렸으나 1998년에 매스컴에서 뿅뿅다리로 오보된 이름이 알려지며 지금의 뿅뿅다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 회룡포에서 바라본 제1 뿅뿅다리

    정확히 말하면, 회룡포와 용궁면을 잇는 이곳은 제1 뿅뿅다리입니다. 반대편 회룡포와 지보면을 잇는 제2 뿅뿅다리도 있지만 오가기 편리한 곳은 제1 뿅뿅다리입니다. 그래서인지 피서를 즐기는 방문객이 많이 보입니다. 그늘 밑 텐트에서 쉬기도 좋고, 물이 얕아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적합한 곳이죠.


    ▷ 회룡포 입구

    ▷ 회룡포 종합안내도

    다리를 건너면 육지 속의 섬, 회룡포와 이어집니다.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의 물돌이(강이나 시내가 땅의 바깥쪽을 감아 도는 형태)로 인해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한반도의 전형적인 감입곡류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덕분에 회룡포는 빼어난 비경을 인정받으며 명승 제16호로 지정되는 동시에 예천 8경 중 제1경의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 회룡포 양귀비밭 / 회룡포 수레국화밭

    6월의 회룡포에는 빨갛고 파란 꽃들이 만개했습니다. 꽃을 보며 쉬엄쉬엄 거닐기 좋은 마을입니다. 이곳이 KBS2 드라마<가을동화>의 촬영지이건, 여행 예능 프로그램<1박 2일>의 촬영지이건 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름 석 자 그 자체로 빛나는 회룡포는 저 조형물처럼 사랑이니까요.


    ▷ 회룡포 바이크 대여


    ▷ 회룡대 입구

    [예천 회룡포 정보]
    -찾아가기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347 (내비게이션 ‘뿅뿅다리’ 검색)
    -문의 : 054-650-6395(예천군 문화관광과)
    -이용 시간 : 정해진 이용시간 없음
    -입장료 : 무료
    -메모 : 주차 가능

    이제 비룡산에 올라 예천 여행을 마무리할까요? 제1 뿅뿅다리에서 약 2.7km 떨어진 곳에 회룡대 입구가 있습니다. 회룡대는 비룡산에 위치한 회룡포 전망대입니다. 회룡대로 향하는 오르막 중간중간에 주차장이 있는데 차가 없는 날에는 육각정이 위치한 회룡대 입구 앞 주차장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합니다.

    ▷ 장안사 입구


    ▷ 장안사 / 대웅전 뒤에서 바라본 장안사

    1분여를 오르니 장안사가 나옵니다. 전설에 의하면 경덕왕 18년(759)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 대사가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 장안사는 경북 김천에 위치한 대한민국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입니다. 사찰 터가 작고 아담해서 회룡대에 오르기 전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 사찰입니다.


    ▷ 석불좌상

    장안사를 나와 오른쪽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면 석불좌상이 나옵니다. 그 옆으로 용왕각과 용바위가 있네요. 저 멀리 나무 사이로 회룡포도 빼꼼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 행운의 계단 / 행운의 계단 표지판 / 사랑의 자물쇠

    석불좌상 옆으로 난 행운의 계단을 따라 본격적으로 회룡대에 올라봅니다.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계단 수는 223개뿐이니까요. 육각정이 위치한 회룡대 입구 주차장에서 곧장 오르면 10분이면 닿는 거리입니다. 행운의 계단 끝에는 사랑의 자물쇠가 있네요. 갑자기 웬 뜬금없는 사랑의 자물쇠냐고요? 그 이유는 60초 후에, 아니,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 회룡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

    정답은 회룡대에서 내려다본 전망에 있습니다. 저기 회룡포 너머로 굽이치는 산이 있죠? 그중 맨 앞 두 봉우리 사이에 위치한 하트 산이 보이시나요? 독특한 바위나 기암절벽에 붙이는 별명들에 가끔 실소할 때가 있는데 하트 산은 제법 또렷합니다. 모두 찾으셨나요? 마침 아래에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의 연인도 보이네요. 저곳이 회룡포 전망대입니다.


    ▷ 회룡포 전망대

    이곳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정은 이곳을 위한 발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괜히 예천 8경 중 제1경이 아닙니다. 저 굽이치는 내성천을 좀 보세요. 회룡포(回龍浦), 한자 그대로 용이 몸을 휘감으며 승천하는 모습입니다. 용왕각 안내판에 쓰인 문구가 떠오릅니다. '용이 휘감아 도는 물 이름은 회룡포요, 용이 웅비하는 형상의 산은 비룡산이며, 승천하는 구름에 노니는 용의 형상은 용바위에 있으니, 가히 용궁이라 할만하다.' 이제야 마을 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풀립니다. 왜 용궁마을인지, 용궁마을이어야만 하는지. 바로, 용왕님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죠.

    [예천 회룡대 정보]
    -찾아가기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 산54 (내비게이션 ‘회룡대’ 검색)
    -문의 : 054-650-6395(예천군 문화관광과)
    -이용 시간 : 정해진 이용시간 없음
    -입장료 : 무료
    -메모 : 주차 가능

     

    최재원 경북여행작가의 6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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