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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 슬기로운 울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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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부로 애틋하게' 떠나는 슬기로운 울진 여행
     
     

    아카시아가 흐드러지게 핀 5월의 주말, 고향에 들러 엄마를 모시고 울진으로 향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모든 것을 단절했다. 고향에 계신 엄마를 보는 것조차 힘들었던 몇 개월, 그 시간이 무척이나 긴 듯 느껴졌지만 봄은 왔다. 봄기운 때문일까, 코로나도 조금은 수그러 든 것 같아 엄마와 여행을 계획했다. 엄마는 힘들었을 몇 달 잘 견뎌낸 듯 보였지만 걸음은 예전 같지 않았다. 이웃 동네 울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마침 동생이 캠핑카를 끌고 와 숙박이 해결되었다.

    고향집 뒷밭엔 당귀며 고추가 파릇파릇 자라고 있다

    내 고향은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다. 울진과 태백의 갈림길에 자리 잡은 작은 시골 마을이다. 울진에선 43km 거리다. 지난 4월 봉화-울진 간 국도 36호선이 개통되어서 차로는 이제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 엄마를 모시고 가는 오늘이 한결 편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꼬불꼬불 불영계곡을 따라가던 옛길을 사랑한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금강송을 좋아한다. 맑은 공기와 푸른 산은 언제나 도시에서 온 지친 나를 포근하게 안아 주었지만 이젠 그 길도 추억이다.

    새길이 나면서 늘 지나던, 이모가 살던 집이 보이지 않는다. 강 건너 아담하게 자리했던 슬레이트 지붕, 엄마는 늘 지나면서 그 집을 가르치며 옛날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광비에서 살던 이야기, 소광리에서 지냈던 옛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새로웠다. 덕분에 멀미는 하진 않게 되었으니 엄마도 곧 익숙해질 거다. 아쉽지만 나도 그럴 것이고. 그렇게 옛길은 또 추억 속으로 스멀스멀 멀어진다.

    ▷36번 도로에서 본 풍경

    지천에 아카시아였다. 하얀 꽃송이에서 퍼진 향이 바람을 타고 퍼졌다. 볼품없이 여기저기 자란 잡초도 아름다운 계절 5월.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차가 멈춰 선 곳은 염전 해변이었다. 울진군 근남면에 위치한 염전 해변은 최근 캠핑족들에게 힙한 장소다.

    ▷사진 설명_울진 염전 해변

    조용한 데다 바다 옆에서 파도 소리와 함께 잠들고 눈을 뜨는 곳이다. 남동생이 캠핑 준비를 하고 엄마가 잠시 쉬는 동안 나는 여동생을 데리고 근처 나곡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주변을 좀 둘러보고 싶었다.

    ▷사진 설명_울진 근남면 염전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

    보통 울진 하면 대게를 떠올린다. 알고 보면 울진만큼 매력적인 도시도 없는 것 같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계곡, 아름답고 맑은 바다, 멋진 금강송, 따뜻한 온천과 다양한 먹거리. 갈 곳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청정의 여행지다. 게다가 드라마를 촬영한 세트장과 1박 2일, 백년손님, 캠핑 클럽 등에서 소개된 많은 여행지로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함부로 애틋하게> 드라마 세트장 그리고 나곡 바다낚시공원
    염전 해변에서 차를 몰아 약 20분쯤 지나니 나곡에 도착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바다낚시 공원과 온 김에 <함부로 애틋하게> 드라마 세트장을 좀 보고 싶었다. 다행히 두 곳은 가까이 마주하고 있어 같이 둘러보기 좋았다.

    ▷사진 설명_KBS2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출처 : KBS 홈페이지)

    <함부로 애틋하게>는 KBS2에서 제작한 드라마로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 총 20부작으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다시 만나 그려 가는 까칠하면서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였고 제목은 정유의 작가의 에세이집에서 따왔다.

    ▷사진 설명_KBS2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출처 : KBS 홈페이지)

    극 중에선 김우빈이 준영 역을 가수 수지가 노을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 사랑스러운 장면을 연출한 드라마 세트장이다. 가슴 아픈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그들의 아름다운 여행을 촬영한 곳이 이곳이다. 2016년 드라마 종영 후 경상북도와 울진군이 이곳을 관광객들을 위해 오픈하였고 관리는 드라마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 & IHQ가 하고 있었다.

    ▷사진 설명_함부로 애틋하게 세트장 정면

    ▷사진 설명_함부로 애틋하게 세트장 1층 내부(좌)와 2층 침실(우)

    조용히 세트장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운이 좋게 오늘은 문이 열려 있었다. 오픈이 일정치 않아 야외만 보는 경우도 많은 곳이다. 내부엔 드라마 포스터와 소품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노을과 준영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2층 테라스에서 보는 풍경도 좋고 조용히 산책하기에 딱이다. 뒤로는 산, 앞으로는 바다. 언덕에서 시원하게 보이는 동해 바다의 풍경은 오랜만에 가슴이 확 뚫리는 듯 시원하다. 도시에서 갇히듯 생활한 몇 개월에 대한 보답일까, 어제 내린 비가 더 깨끗하게 만들었나 보다.

    ▷사진 설명_해당화 곱게 핀 나곡 드라마 세트장 입구

    발길을 나곡 바다낚시 공원으로 돌렸다. 해변에도 해당화가 곱게 폈다. 분홍의 꽃은 향도 진하다. 주차장에서 해안가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나무로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바로 내리막이다. 봄의 울진은 소나무 가지마다 봉오리에 송홧가루가 가득했고 싱그런 자연의 향이 바다 내음과 만났다. 심장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랄까!

    ▷사진 설명_소나무에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다

    눈부시게 푸른 바다가 거친 바위에 부서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기암절벽의 울퉁불퉁한 세월의 흔적. 어디선가 불어오는 아카시아 향에 움칫 놀라 잠시 멈춘 발길을 재촉하니 낚시공원의 철제 가교가 보였다.

    ▷사진 설명_나곡 바다낚시공원 가는 길, 군사지역이라 해안가엔 철조망이 쳐졌다.

    나곡 바다낚공원은 2009년 6월에 완공되어 2013년 10월에 개장했다. 낚시를 주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수려한 자연과 잘 어우러져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푸른 바다 위에 놓인 낚시 가교는 소문대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사진 설명_낚시 가교로 향하는 길

    다리는 튼튼했다. 문제는 내 다리였다. 다리의 바닥은 철제로 만들어졌지만 숭숭 뚫린 구멍으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였다. 걸음을 떼기 영 쉽지 않았다.

    ▷사진 설명_낚시 가교로 향하는 길


    잔뜩 겁에 질린 내가 안쓰러웠던지 낚시객이 내게 소리쳤다.
    “다리 튼튼해요. 걱정 말고 걸으세요”

    발아래 무섭게 일렁이는 파도와 달리 낚시꾼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세월이 어지러운 탓인지 낚시꾼은 그뿐이었다. 이곳에선 주로 감성돔을 낚는다는데 지금은 도다리가 제철이란다. 이제 겨우 한 마리 잡았다며 멋쩍게 웃는 그가 바닷물에 담가 둔 도다리를 한 마리를 끌어올려 보여준다. 하얀 배를 드러낸 작은 도다리가 다리 위에서 팔딱거렸다.

    ▷사진 설명_낚시 가교로 향하는 길

    멀리 한울 원자력 발전소도 보였다. 1978년 처음 건설 부지로 확정되었고 2013년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한울 원자력 발전소로 이름을 변경한 곳이다. 알록달록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원자로 건물이 바다와 잘 어우러졌다. 잠시 그렇게 쉰 나는 낚시꾼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전망대로 향했다. 낚시 가교의 전체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전망대에서 봐야 한다.

    ▷사진 설명_전망대에서 본 나곡 바다 낚시 공원

    왔던 길을 다시 돌아 언덕을 오르면 산으로 난 오솔길이 나왔다. 그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작은 전망대가 나왔다. 망망대해가 눈앞에 펼쳐지고 주변에 소나무와 아카시아 향으로 가득했다. 잠시 숨을 고르며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보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아카시아와 바다, 낚시 공원의 가교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5월에 여길 오길 참 잘했다 싶은 순간이었다.

    ▷사진 설명_전망대에서 본 나곡 바다 낚시 공원

    자연이 주는 선물을 한 아름 안은 기분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타고 온 상큼한 소나무 향과 코끝에 맴도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아카시아 향은 코로나로 망친 나의 일상에 작은 선물이었다. 자연은 늘 이렇게 우리에게 관대하단 걸 다시 느낀 순간이었다.

    <여행 정보>
    1. 나곡 <함부로 애틋하게> 드라마 세트장
       주소 : 경북 울진군 북면 석호1길 46-62
      입장료 : 없음 / 운영시간 : 일정치 않음
       찾아가는 길 : 나곡 바다낚시공원 주차장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좌측
    2. 나곡 바다 낚시 공원
       주소 : 경북 울진군 북면 석호1길 46-62
       입장료 : 관광객 1,000원 청소년 500원 / 낚시객 5,000원 청소년 2,000원
       운영시간 : 오전 6시 ~ 오후 6시(매일) - 동하절기 운영시간이 조금씩 바뀜
       문의 : 054-781-8037 ~ 8

     

       <폭풍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 하트 해변

    <함부로 애틋하게> 보다 먼저 드라마로 울진을 알린 것은 <폭풍속으로>다. 2004년 방영된 특별드라마로 당시엔 상당한 인기를 기록했다. 울진은 드라마 주인공들의 어려서 자란 곳이자 아버지가 살던 곳이었다. 죽변 세트장 뿐 아니라 근처 항구와 시장 등 많은 촬영이 이곳 근처에서 이루어졌다. 울진군은 드라마가 끝나고 이곳 세트장을 관리하며 많은 이들의 추억을 아직 나누고 있다.

    ▷사진 설명_SBS 특별드라마 폭풍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안내 표시

    <폭풍속으로>는 SBS 특별드라마로 2004년 3월부터 5월까지 총 24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죽변 세트장은 현준(김석훈 님)과 현태(김민준 님) 그리고 미선(송윤아 님)의 고향이자 어부(이덕화 님)의 집으로 나온다. 내겐 홍콩 누아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재미에 쏙 빠져들었던 드라마다. 어부의 집 옆에 작은 교회가 있었고 언덕 위 아담하게 지어진 집은 빼어난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교회는 지금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된 상태였다.

    ▷사진 설명_SBS 드라마 폭풍속으로 어부의 집(출처 : SBS 홈페이지)

    ▷사진 설명_SBS 드라마 폭풍속으로 어부의 집(출처 : SBS 홈페이지)

    어부의 집은 여행객들에게 오픈된 곳이다. 드라마의 사진을 보며 추억에 젖곤 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문을 닫고 있었다. 야외 정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사진 설명_폭풍속으로 드라마에 나왔던 어부의 집 입구

    ▷사진 설명_폭풍속으로 드라마에 나왔던 어부의 집

    지금은 세트장 보다 하트해변으로 더 인기가 있다. 어부의 집 뒤뜰에서 등대 반대편으로 바라보면 하트를 쏙 빼닮은 해안선이 보인다. 투명하고 맑은 코발트블루 색의 파도가 오고 가며 만든 해안선, 어쩌면 저리 이쁜 하트를 만들었을까.

    ▷사진 설명_어부의 집에서 바라본 하트해변. 스카이 레일 공사가 한창이다.

    하트 해변엔 공사가 한창이었다. 죽변 등대에서 후정 해수욕장까지 약 2.4km의 해안선을 따라 스카이 레일을 만드는 중이다. 동해안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스카이 바이크 40대를 설치할 예정이란다. 해변의 모습은 조금 바뀌었지만 2.4km의 스카이 레일이 보여 줄 모습도 사뭇 기대가 된다. 어떤 모습을 또 보여줄까. 이미 이곳을 다녀간 이들에게도 다시 찾을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사진 설명_폭풍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공사 전 옛 풍경(세트장 사진 참고)

    드라마 세트장 옆은 해안선을 따라 걷기 좋은 해파랑길로 이어진다. 대나무 숲길을 따라 언덕 위 죽변 등대로 이어지는 길은 <용의꿈길>이라 부른다. 사각사각 대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가 좋았다. 예부터 대나무가 많았던 죽변, 이름도 그것에서 유래되었다. 대나무 사이 언덕 너머 어부의 집과 하트 해변이 멀어져 갔다.

    ▷사진 설명_세트장 옆 용의꿈길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 산책로

    드라마 세트장의 주차장 바로 옆에는 죽변 등대가 있다. 반대편은 죽변항이다. 주차장이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양쪽 모두 그림 같다. 해당화가 가득 핀 주차장을 따라 빙 둘러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자연과 함께 한 아담한 시골 마을은 풍요롭고 평화로웠다.

    ▷사진 설명_세트장의 주차장에서 본 죽변항. 죽변항도 드라마에 자주 나오던 곳이다

    울진에 왔으니 해산물이 빠질 수 없다. 마침 죽변 세트장 근처엔 죽변 수협 수산물 직판장이 가까이 있었다.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직판장엔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했다. 회를 뜨는 주인의 손길이 바빠 보였다.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제철인 도다리와 우럭을 섞었다. 인심 좋은 아저씨가 쥐치도 한 마리 넣어 주셨다. 아저씨는 파닥거리는 물고기를 능숙한 솜씨로 회를 떴다.

    ▷사진 설명_죽변 수산물 회 직판장

    ▷사진 설명_죽변 수산물 회 직판장

    회 센터 앞은 식당이 많이 있다. 캠핑이 아니었다면 이곳에서 저녁 한 끼를 푸짐하게 먹어도 좋았겠다 싶었다. 기다리고 있을 엄마와 가족들 생각에 서둘러 회를 챙겨 차에 올랐다. 해가 진 건지 날이 흐린 건지, 어두워졌다. 시계를 보니 제법 늦었다. 차를 몰아 염전 해변으로 향했다.

    <여행 정보>
    1. 드라마 <폭퐁속으로> 세트장
       주소 : 경북 울진군 죽변면 등대길 74-14
      입장료 : 없음
       어부의 집 운영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현재는 코로나 19로 잠시 휴관 중)
    2. 죽변 수협 수산물 회 직판장
       주소 :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중앙로 202
       운영시간 : 오전 5시 ~ 오후 7시(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휴무) / 연락처 : 054-782-8871

     

     

       은어 다리 아름다운 염전 해변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다. 바다에 어둠이 내리고 캠핑카와 텐트엔 전구가 하나둘씩 켜졌다. 엄마는 오랜만에 파도 소리 자장가 삼아 낮잠을 주무셨고 동생도 쉬고 있었다. 우리가 쉴 곳은 염전 해변에 있는 작은 야영장이었다. 은어 다리의 풍경은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은어 다리의 멋진 야경을 놓쳤다.

     

    염전 해변은 왕피천과 남대천의 사이에 위치했다. 은어 다리는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있고 왕피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엔 왕피천 생태 공원과 엑스포 공원이 있다. 물 맑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왕피천과 남대천, 여름이면 계곡 가득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의 맑은 물이 이곳에서 만나고 있었다.

    ▷사진 설명_울진의 명물 중 하나인 은어 다리

    연전 해변은 망양정 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정자 망양정은 관동팔경 중 하나로, 고려 시대에 처음 지어졌다가 오랜 세월 짓고 허물기를 반복했다. 2005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현판을 하사하였가 하면 정철은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망양정의 절경을 노래하였다. 다음 기회엔 망양정에 올라 그 멋진 절경을 즐겨보고 싶었다.

    ▷사진 설명_해당화와 소나무 사이 캠핑족들의 휴식처 염전 해변이다

    ▷사진 설명_염전 해변 주변 풍경

    ▷사진 설명_염전해변에서 본 바다

    해변 주변엔 바다와 산 그리고 들이 있었다. 길 따라 해당화가 곱게 피었고 들은 파릇파릇했다. 코로나19로 잠시 운행을 멈춘 왕피천 케이블카 탑승장도 보였다. 우아하게 뻗은 소나무 숲 사이로 캠핑카가 바다를 보며 자리 잡았다. 코로나는 그렇게 우리의 여행 스타일을 바꾸고 있었다. 사람과 멀어지고 자연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진 설명_염전해변에서 캠핑


    다음 날 아침, 밤새 자장가 삼은 파도 소리가 아침에도 나를 깨웠다. 꿀잠을 잤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셨다. 아침 바다로 커피 향이 퍼졌다. 햇살이 해변에 퍼지고 캠퍼들이 분주히 아침을 준비했다. 바다는 바쁜 아침도 평온하게 보이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던가.

    ▷사진 설명_염전 해변에서 캠핑

    염전 해변엔 캠핑을 위한 시설이 따로 없다. 유일한 건 화장실이다.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모든 쓰레기를 다시 차에 싣고 와야 한다. 설거지도 당연히 집에서 해야 한다.

    <여행 정보>
    1. 울진 염전 해변 & 야영장
      주소 : 경북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 1-2
     입장료 : 없음 / 운영시간 : 따로 없음
      편의 시설 : 화장실 외 없음(샤워장 및 개수대 없음)

     

    오랜만에 찾은 울진은 내게 많은 것을 준 여행이었다. 그리고 봄의 울진은 아름다웠다. <함부로 애틋하게> 의 준영과 수지를 생각했고, <폭풍속으로>의 현태를 생각했다. 꽃분홍의 해당화, 산들바람에 흔들리던 하얀 아카시아꽃, 이름 모를 들꽃.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엄마를 다시 집에 모셔다드리고 서울로 향했다.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올 수 있어야 할텐데, 고향 집 빨간 지붕이 뒤로 뒤로 멀어져 갔다.

     

    김춘애 경북여행작가의 5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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