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 향토맛집

닭이 귀하던 시절부터 이어온 삼계탕, 울진 만나삼계탕()
· 지역 : 울진

닭이 귀하던 시절부터 이어온 삼계탕 한 그릇

경북 울진 만나삼계탕

 


울진까지 삼계탕을 먹으러 가는 여행객은 없겠지만 울진사람들은 이곳에서 삼계탕을 먹는다. 어딘고 하니 울진에 있는 만나삼계탕집이다. 1880년대 초에 문을 열었으니 35년이라는 시간동안 삼계탕을 만들고 팔았다. 아들과 며느리가 물려받은 건 10년 전쯤. 손맛이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내려오는 대물림맛집이다.

만나삼계탕집은 35년 동안 삼계탕만 끓인 대물림 맛집이다.

"35년 전에는 울진에 삼계탕집 자체가 없었어. 먹고 살기도 만만치 않으니 비싼 닭을 자주 못먹었지. 통닭집 같은 거야 도시에서나 있었지, 여기는 바닷가니까 닭도 귀했고 닭이 있어도 보통은 찹쌀을 많이 넣고 닭을 한 마리 삶아서 온가족이 먹을 수 있는 백숙 같은 걸 집에서 해먹었지 뚝배기 하나에 닭 한마리씩 들어있는 삼계탕을 사 먹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구. 삼계탕 집도 우리집 하나밖에는 없었다니까“

처음 삼계탕집을 시작한 어머니 박청자(78)옹의 말대로 그때는 그랬다. 35년전엔 울진에는 삼계탕을 사먹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바닷가에서 닭은 귀한 음식이었다. 그런 시절에 삼계탕 전문점을 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안락하고 아늑하게 꾸며진 만나삼계탕집

어머니는 남편이 하던 사업이 무너지고 5남매를 키우고 공부시킬 일이 막막하다가 식당을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왕 식당을 할 바에는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해야 할 때 갈만한 식당을 내자고 생각했다.

회사에도 도시락을 싸들고 다닐만큼 근검절약하던 시절이었으니 식당에 가는 것은 손님을 대접할 때가 아니겠는가. 그럼 그때 사람들이 선뜻 갈 수 있는 좋은 음식, 귀한 음식을 내는 식당을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반찬이 많지 않아도 상차림은 정갈하다

어머니는 다같이 나누어 먹는 방식이 아니라 1인분씩 각자 그릇에 따로따로 나와서 각각 먹기에도 편하고 보기에도 좋은 1인분으로서의 완제품을 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삼계탕집은 관공서 직원들에게 먼저 소문이 났고 지금도 관광서가 몰려 있는 울진군청 바로 앞에서 맛집으로 통한다. 인근으로는 배달도 된다.

삼계탕과 궁합이 잘 맞는 깍두기가 고급스러운 도자기 그릇에 담겨나온다

설명을 뒤로 하고 맛부터 봤다. 삼계탕 맛이 그윽하다고 해야 할까. 깊고 담백하다. 고기는 야들야들하고 국물은 끈적임 없이 깔끔하다. 뚝배기를 휘휘 저어 봐도 약재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데도 국물에서 깊은 맛이 감돈다.

뱃속이 가득 찬 알찬 닭 한 마리

무슨 약재를 넣느냐고 물으니 어머니는 보통 다른 집에 들어가는 삼계탕 재료가 비슷하게 들어간다고 하면서도 약재를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황기도 들어가지 않는단다. 한약재를 쓰려면 오래오래 팔팔 끓여야 유효한 성분이 국물에 녹아드는데 1시간 정도 끓이는 삼계탕에서야 향이나 나는 거지 무슨 약효가 우러나오겠냐며 외려 솔직하고 당당하다. 음식은 다만 정성이지 않겠느냐면서 비법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어머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해도 맛은 한 수 위다

지금은 잘 손질되어 나오는 생 하림닭을 쓰기 때문에 꼭 비법이란게 없어도 삼계탕이 맛있지만, 예전에는 대구에서 울진까지 오는 냉동닭을 해동해서 썼기 때문에 닭의 잡내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서 갖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한다.

그 때 연구하고 개발한 모든 노하우가 재료가 좋아진 지금에도 만나삼계탕의 남다른 깊은 맛과 감칠맛을 유지하게 하는 비법일테다. 맛은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이어져 여러 일손들 사이로 주방을 장악하고 있는 당찬 며느리의 모습이 보인다.

어머니에게서 아들과 며느리로 대를 이은 만나삼계탕

평상시에도 100그릇이상은 너끈히 나가고 복날이면 1000그릇도 넘게 나가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만나삼계탕. 아무리 힘들어도 삼계탕의 속은 모두 주인이 직접 싼다. 닭 안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과 그 비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미리 한번에 끓여놨다가 다시 뚝배기에 옮겨 담아 1인분씩 끓여낸다

인삼이 들어가는 일반 삼계탕 외에도 송이버섯을 넣은 송이삼계탕과 능이버섯을 넣은 능이삼계탕도 인기다. 아침과 점심, 저녁에 팔 삼계탕은 각각 큰 드럼통에 한번 다같이 삶았다가 손님상에 낼 때 그때그때 뚝배기에 옮겨 다시 끓인다.


단순한 반찬을 깔끔하게 내는 만나삼계탕

삼계탕과 같이 나오는 반찬도 맛깔스럽다. 고추장 양념을 한 생마늘이 삼계탕과 잘 어울린다. 깍두기도 시원하다. 무엇보다 메인인 삼계탕 맛이 일품이다. 국물이 중독성 있게 계속 입으로 들어간다. 평소 닭껍질을 먹지 않는 사람도 껍질까지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담백하고 고소하다. 본래 퍽퍽한 가슴살도 부드럽게 씹힌다.

만나삼계탕은 3가지 삼계탕 외에 다른 메뉴는 팔지 않는 삼계탕 전문점이다.

울진군청 바로 앞에 있는 만나삼계탕 전경

대를 내려오며 이어가는 바닷가의 삼계탕집, 그 맛을 보니 수긍이 간다.

|| 맛집정보

- 주소 : 경북 울진군 울진읍 읍내리
- 전화번호 : 054-783-3345
- 운영시간 : 11:30~21:00
- 대표메뉴 : 삼계탕(10,000원), 능이삼계탕(15,000원), 송이삼계탕(16,000)

|| 주변볼거리

1 죽변항


죽변항은 8톤급 소형선박 2백여척이 드나들 수 있는 꽤 큰 항구다. 오징어를 비롯해 대게, 문어, 주치, 새우 등이 많이 잡히며 항구를 따라 횟집과 대게집이 늘어서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싱싱하고 살이 찬 대게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항구다.
- 주소 : 경북 울진군 죽변면 등대길 52

2. 죽변해심원온천


죽변항에 있는 해수온천이다. 24시간 찜찔방을 겸하고 있어 하룻밤 쉬어가기도 괜찮다. 맨 꼭대기에 올라가면 죽변항이 한 눈에 바라다보이는 하늘정원이 있어 온천욕도 하고 전망도 볼 수 있는 1석 2조의 관광지다.
- 주소: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길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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