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삼거리민물장어()
· 지역 : 칠곡

30년 결실이 만들어낸 맛

삼거리민물장어

 


3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뒤를 돌아다보면 참 열심히 살았던 날들이었다. 대구에서 사업을 하던 남편의 실패로 무작정 이곳 자신의 고향으로 들어왔다. 슬하에 4남매 어린 자식들이 있어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곳이었다. 작은 구멍가게를 하면서 근근이 삶을 이어가고 있을 때, 그녀의 성실함을 알아본 이웃들이 작게나마 식당을 해보라는 권유를 했다. 잠시 고심하던 그녀는 식당을 열게 된다.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향어회와 메기매운탕집이었다. 그때부터 매사 최선을 다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3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가격을 싸게 받으면서 많은 손님이 찾아오게 해야 내 아이들 입에 음식이 들어간다는 마음뿐이었다. 손맛이 유별났던 그녀가 만들어 내는 요리는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되지는 않았다. 쉬운 일은 없었다. 향어회가 된서리를 맞았고 가게는 변신을 하게 된다. 곧바로 당시 사회적 관심이었던 잘 먹고 잘 살기 열풍에 힘입어 건강에 좋다는 장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는 않았다. 신선한 재료의 공급과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소스 개발이 문제였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라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대구에서 친구가 하는 갈비집 소스를 가져오기도 하고, 생선구이집 소스를 참고하는 등 잠을 자면서도 오로지 소스 생각뿐이었다. 연구를 거듭하였지만, 실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과 달라야 했던 까닭이었고, 남몰래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효과는 손님들이 먼저 알아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노력으로 맛이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매사에 진심을 다하면 나보다 남이 먼저 알아주는 법이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담긴 맛의 탄생으로 고정 단골들이 생기면서 외환 위기 때에도 불황을 몰랐다. 물론 옆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서 도와준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주어서 희망에 불을 지필 수 있었고, 어려움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간의 힘든 경험으로 인해 이제는 어지간하면 무엇이든지 이겨낼 수있다는 당찬 그녀의 말이다.
기실 번듯한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식당일을 하겠다는 말에 적이 실망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들 여택균(39세) 씨는 이미 대학을 다니면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어머니를 돕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어머니 모습을 한시라도 잊지 않았다. 늘 물에 젖은 손과 앞치마, 새벽에 일어나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어머니였다. 어긋나간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어머니 일을 도왔으니 벌써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며느리 역시 같은 생각이라 식당일에 최선을 다해 돕는다.


아들은 음식을 만드는 방법은 어머니가 하던 방법 그대로를 지키지만, 일일이 손으로 고기를 다듬는 것은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그간 어머니가 너무 힘들게 해왔던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어탕은 여전히 어머니 손맛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금이라도 한가한 시간을 택하고자 이른 아침에 찾은 날이 마침 말복이었다.
약 30년 가까이 ‘삼거리민물장어’집을 꾸려가는 그녀는 말복 아침에 찾아온 손을 환하게 반겼다. 나이에 비해 무척 젊은 모습이다. 얼굴은 그간의 힘들었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환하고 밝아서 이방인을 무척 편안하게 해준다.
먼저 맛을 보라며 한 상을 차린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막 구워낸 도톰한 장어의 살점에 생강을 올려 이집의 특제 소스에 찍어서 맛을 보았다. 역시 소문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단 간장맛에 길들여진 입맛이 새롭게 바뀐다. 금방 목으로 넘어가는 것이 실로 아깝다는 생각에 오래도록 입에 머금자 부드러우면서도 감치는 맛이 오래 남아 침이 고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싱싱한 채소에 싸서 먹어도 별난 맛이지만, 시원한 백김치에 장어와 생강을 올려 돌돌 말아 먹으면 비록 손은 수다스러울지 모르나, 입이 호강하는 느낌이다.


특제 소스 외에 장어를 구울 때도 그녀만의 비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양조간장, 소주, 정종, 생강, 마늘 정도를 사용하지만 그녀는 여기다 계피, 대추, 인삼, 꿀 등을 첨가해 약한 불에 조금씩 발라가며 익힌다. 화학 조미료는 일절 없이 장어 특유의 냄새를 없애주고 신선하고 쫄깃하면서 입에 착착 감긴다.


장어와 장어대가리, 장어뼈를 이용해 생강과 마늘, 대추, 참기름을 넣고 6시간 푹 고은 깊고 구수한 장어탕은 진하기가 곰탕보다 더하다. 옛날에는 장어탕을 별도로 팔았으나 이제는 장어를 드시는 분께 그냥 드린다. 그래서 이 집의 장어탕을 맛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도많다. 그만큼 이 집을 있게 한 음식이다.


“고객이 나의 유일한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간에 도와주신 모든 분들을 잊고 어찌하여 보이지 않는 신에 의탁할 수 있겠냐며 한 말이다.
이 집 음식은 오랜 세월 고난과 힘겨움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예사롭지 않은 맛이며, 그녀와 식구들이 사랑과 믿음으로 한결같이 걸러내어 탄생시킨 진정한 장어의 맛이다.

TIP
장어의 효능
장어탕은 원기 회복과 숙취 해소에 그만이고, 비타민A의 보고라 일컫는 장어 역시 스태미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지방 함량은 11~18% 정도인데, 장어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혈관이 노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도 장어는 폐결핵이나 요통, 신경통, 폐렴, 관절염, 피부 미용, 원기 회복, 정력 증강에 좋다는기록이 나온다.
기본정보


- 예약전화 : (054)972- 2305
- 주소 : 경북 칠곡군 지천면 창평로 14
- 이 집에서는 매주 일요일에는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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