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마음과 정성을 다한 '가마솥족발'()
· 지역 : 경주
마음과 정성을 다한
가마속 족발



이른 아침, 서둘러 취재 준비를 하고 일정 중 첫 번째집을 찾아간다. 그런데 일정이 어떻게 됐는지 첫 번째 집이 족발집이다. 족발 삶는 내음으로 하루를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썩 유쾌하지는 않다. 9시 정각, ‘가마솥 족발’ 집에 막상 도착하고 보니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구수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냄새가 죽으로 대충 때운 뱃속을 자극한다. 식당 앞에서는 아주머니 두 분이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를 다듬고 있다. 저 많은 걸 언제 다 하려나? 별 쓸데없는 걱정이 앞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둘은 손위 시누이와 작은 올케 사이라고 한다.주방 안에서는 아주머니 여럿이서 밑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오늘 하루 영업을 준비하는 중이다. 사장까지 포함해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여덟 명이다. 그런데 평균연령이 65세라고 한다. 한눈에 보아도 나이가 드신 분들만 보여 의아했는데, 젊은 사람일수록 석 달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요즘은 뜨거운 불 앞에서 힘든일을 하려는 젊은 사람이 없단다. 오히려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할머니들이 더 열심이다. 이는 옛날부터 우리네 어머니들은 힘든 것을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순종하며 살았던 까닭은 아닐까? 어쨌든 다행스럽게도 김사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분들을 특별히 신경을 써드린다고 한다.
식당 입구 한 귀퉁이, 식당 이름을 대신하듯 엄청나게 큰 가마솥에서 하얀 김이 춤을 추듯 피어오르고 그 앞에서서 진중한 모습으로 기다리던 한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반긴다. 이 집의 사장 김상섭(54세) 씨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를 보냈을까. 시간을 보던 김 사장이 급하게 솥뚜껑을 연다. 그러자 한가득 김이 피어올라 식당 앞에 퍼지고, 솥에 김이 조금씩 사라지자 진한 국물에 삶긴 족발이 한가득 드러난다.





족발은 아침 7시부터 삶기 시작해 무려 4시간 가까이 삶는다. 평일에는 80개, 주말에는 100여 개 삶는다고 한다. 놀라지 마시라! 이것도 오후 7시가 되면 다 팔려나가8시면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한다. 더 팔고 싶어도 족발을 삶는 더 큰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사가 되는 것에 맞게 솥도 점점 커졌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 솥은 별도로 주문해 무려 8개월을 기다린 끝에 구한 어마어마하게 큰 무쇠솥이다. 아마 전국에서 가장 큰 솥이 아닐까 생각한단다. 잘 삶아진 족발은 건져내 채반에서 식힌다. 다소 작은 앞다릿살과 육중한 뒷다릿살을 구분해 놓는다. 족발이 적당히 식고, 주방에서 배추 겉절이 김치와 함께 밑반찬 준비가 다 되면 장사 준비가 끝난다. 이때가 11시 반쯤이다. 그러면 마치 괘종시계처럼 정확하게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해 식당 안을 금방 채운다. 김 사장은 원래 실내장식 전문가였다. 그가 음식에 관심을 보인 것은 사업이 신통치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우동집을 열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이 또 한 벌이가 좋지 않았다. 횟집으로 업종을 바꾸어도 마찬가지, 결국 호프집과 노래방까지 해 보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그러나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의 모습에서처럼 그에게는 강인한 인내심과 지치지 않는 끈기가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조카사위가 함께 족발집 할 것을 제안했다. 포항이 고향인 그는 누님이 살고있던 경주에 가게를 열게 된다. 조카사위는 족발에 대한기술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쉽게 풀릴 것 같았던 일은 어렵게 변했다. 조카사위가 중도에 포기하면서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투자한 금액도 만만치 않고,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었다. 결국 인생의 새로운 서막을 위해 그는 족발에 도전하게 된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장사는 신통치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족발을 만들까? 라는 생각에 잠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꼬박 고생했다. 그러자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이 집 족발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잇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묵묵히 지켜보았던 누나과 아내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는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가마솥 족발의 성공 뒤에는 “어떤 일이든지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철학이 있었다.즉, 한결같은 마음과 고집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집 족발의 비밀을 밝혀보자. 괄괄하고 굵은 목소리의 김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냉동이 아닌 생 족발을 사용한다는 사람들은 다 거짓말이에요.” 이것은 삶기 전 족발의 핏물을 빼기 위해 생 족발을물에 담가 놓으면 살점이 흐물흐물 해져서 결코 사용할수 없다는 말이다. 부산에서 냉동된 족발을 구해 와 12시간을 물에 담가 핏물을 천천히, 그러면서 말끔하게 빼낸다. 그리고 대추와 청양고추, 콩, 당귀, 계피, 감초, 생
강 등 다양한 약재와 함께 족발을 삶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침 7시에 삶기 시작해 꼬박 4시간을 삶아낸다.족발을 삶을 때 절대로 인공색소를 넣지 않는다. 살짝깊은 맛과 색깔을 위해 대추와 붉은 청양고추를 넣는다.편해지고자 하는 유혹이 왜 없었을까? 그러나 내 딸아이가 먹는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고 또 인공 색소를 넣게 되면 족발이 식었을 때 족발 특유의 잡내가 난다고 한다. 한 번 삶아낸 물은 모두 버리지 않는다. 족발에서 나온 기름기만 걷어내고 그 양만큼 물을넣고 정확한 비율대로 재료를 더 넣어 삶는다. 그래서이 집의 족발 맛이 한결같다고 한다.





김 사장은 장사를 시작할 시점부터 그날 준비해 두었던 족발이 팔리지 않고 남았더라도 다음날 다시 파는 일이 절대로 없었다고 한다. 먹기에 이상이 없는 족발을 그는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렇게 좋아들 하신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남을 위한 마음으로 묵묵히 자신만의 영업철학을 고집했던 것이 지금의 가마솥 족발이 있게 된 사연이 아닐까? 또한 김치를 비롯해 밑반찬도 미리 만들어 놓지 않는다. 매일 아침에 분주하게 만들어 곧바로 상에 올려 족발의 맛을 더한다. 그리고 누나와 아내, 본인 등 가족이 다함께 정성을 다해 꾸려가면서 이 집만의 별난 맛을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배추 겉절이 김치도 찹쌀풀이 들어가 막 버무려 내어 입에 착착 감긴다. 족발과 돼지고기 수육을 싸서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없다. 수육 역시 돼지 목살만 고집한다. 수육을 삶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정성은 물론 황기, 생강, 감초,계피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넣어 삶아내니 깊고 진한맛이 배어있다. 털털한 모습과 우람찬 목소리에 정이 뚝뚝 흐르는 김상섭 사장은 이방인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낮에는 배달이 되지만, 바쁜 저녁 시간이면 안된다고 한다. 물론 포장은 가능하다. 족발은 2만 4천원부터 있으며, 보쌈과 보쌈정식, 쟁반국수도 있다.



기본정보



예약전화 : 054)771-4732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봉황로 39-1

첫째, 둘째, 넷째 월요일은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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