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솔향기 가득한-솔봉숯불구이()
· 지역 : 봉화

솔향기 가득한

솔봉숯불구이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시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등공민학교 1학년에 다니다 등록금 380원을 마련하지 못해 서울로 떠났던 유영성(64세) 씨 또한 그랬다.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온갖 고생을 다했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가난이 죄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이 죄악이라는 진실을 믿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결과 한푼 두푼 모을 수 있었고, 착하고 예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이들에게 아이들도 생기면서 썩 풍족한 삶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가정이 그렇듯 열심히 살아가는 가운데 맛보는 잔잔한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얼마의 세월이 흐르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부는 기억과 갈망이 녹아 있는 고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같은 고향이었던 부부에게 도회지 삶이란 아무리 풍족해도 마치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굴로 머리를 향하듯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심정은 자꾸만 깊어갔고 그것이 상처가 되어 가슴에 파고들었다. 고심을 거듭하던 끝에 부부는 결국 고향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살아계신 고향으로 귀향을 것을 결정한다. 어린 시절 고사리손을 불끈 쥐고서 서울로 향하던 그가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곳에서 벼농사를 짓고, 작지만 과수원을 하면서 서울에서처럼 열심히 생활했다. 새마을지도자와 새마을 봉사활동을 하는 등 늘 그랬던 것처럼 에너지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농사꾼의 아들인 그는 영농후계자를 자처하며 스스로 농사꾼이라 불렀다.

‘봉성돼지고기 숯불축제’가 인연


삶의 터전인 이곳 봉성면 소재지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인기가 높았다. 한 아주머니의 노력이 있었던 덕분이었지만, 이웃에 비슷한 집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이곳의 돼지고기 맛을 보기 위해 많이들 찾아왔다. 그래서 그는 면 새마을회장단에 ‘봉성돼지고기 숯불축제’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농사를 짓는 주제에 무슨 축제를 제안하느냐는 것이었다. 미리 여론조사와 장단점을 파악해 놓는 등 계획에 철저했던 그로서는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그만의 오기가 발동했다.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하겠다며 나섰다. 그렇게 축제를 앞장서 준비했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축제는 성공적으로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5년 전부터 식당을 꾸리기 시작했다.

손님이 만족해야 내가 만족한다


이곳에서 그는 일등이 아니라 이등이라며 한 발자국 물러선다. 늘 일등을 위해 노력할 뿐이란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호박, 가지, 상추, 풋고추 등 채소도 본인이 직접 가꾼 것이다. 모자라는 것은 이웃에서 정성 들여 가꾼 채소들을 가져온다. 하루 평균 200~300명의 손님이 이 집을 찾아오지만, 한결같은 맛을 내기위해 반드시 본인의 손으로 고기를 굽는다. 어떤 식으로든 손님이 만족해야 마음이 편하다. 숯은 참나무 숯이 아니라 소나무 숯이다. 참나무는 화력이 좋아 고기가 금방 익어버리기 때문에 소나무 숯으로 은근하게 구워야 제맛이 나는 까닭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힘이 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나의 업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 집만의 별난 맛


고기가 익는 데 15분에서 20분 사이다. 미리 전화를 주면 천천히 연기를 이용해 속까지 부드러운 훈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만지다 보니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서 손이 많이 간다. 그는 뜨거운 고기를 뒤집을 때 장갑도 끼지 않고 맨손으로 한다. 장갑을 끼면 불편하다고 한다.
소나무 숯불에 몇 번을 뒤집으며 굽는 초벌구이를 한 후 솔잎을 그 위에 두껍게 깔고 다시 구워내니 돼지고기에 솔향이 가득 배었다. 기름이 쏙 빠진 돼지고기 맛이 쫀득하게 입에 착붙는다. 구제역 파동 때 전라도에서 돼지고기를 들여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청정지역봉화와 영주에서 키우는 돼지고기 맛을 따라갈 수 없었다. 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스스로 고기가 빨리 식는 게 단점이라고 털어놓는다.


밥을 미리 해놓는 법이 없다. 손님이 오시면 그때야 솥에 밥을 안친다. 솥에 김이 빠지는 소리도 음식이라고 한다. 손님이 그 소리에 맛있는 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고기를 더 내는 경우는 있어도 모자라게는 드리지 않는다. 단 한 번이라도 양을 적게 드린 적은 없다. 아내와 함께하는 터라 집세와 인건비가 나가지 않아 더 많이 드릴 수 있다. 주말에는 식품가공학과를 나와 이곳 축협에 다니는 아들의 손을 빌리기도 한다. 평소 에는 딸아이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


이 집만의 맛이 또 있다. 365일 매일 백김치를 담근다. 아무리 배추가 비싸더라도 늘 한결같다. 밑반찬 역시 고정적이 아니다. 때에 따라, 철에 따라 다양하다. 여수에서 나는 귀한 방풍나물장아찌도 있다. 쌈채소도 이집의 인심만큼 더욱 풍성하게 드리기 위해 한 상에 하나씩이 아니라 두 접시다. 어떤 곳에 가면 채소가 금값이라며 아끼거나 흉내만 내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러나 이 집만큼은 다르다. 그렇다면 채솟값이 싸다고 많이 낸 적이 있었던가? 하는 되물음을 한다.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약 한 달만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데 상을 초라하게 만들면서까지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파겉절이에도 매실즙으로 맛을 더한다.
이렇게 푸짐하게 상에 내지만, 정작 자신은 쌀 한 톨도 버리지 못한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은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안다.


이러한 것들은 33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아내 강명희(57세) 씨의 노력이 없었다면 사실 어려웠을 것이다. 상차림과 설거지 등 주방을 도맡아 하면서 잠시도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옆에서 힘을 보탠 아내가 있었기에 오늘 ‘솔봉숯불구이’가 있다고 한다.
돼지숯불구이(200g) 9천원, 돼지양념숯불구이(200g) 1만원이다.

기본정보


- 예약전화 : (054)674-3989 (단체 90석이 준비되어 있다.)
- 주소 : 경북 봉화군 봉성면 미륵골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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