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어머니가 해주시던 딱 그 맛-미래식당()
· 지역 : 봉화

어머니가 해주시던 딱 그 맛

미래식당

 


봉화군 상운면 소재지가 있는 한적한 시골, 왕복 이 차선 도로에 간간이 차들이 지나가고, 작은 구멍가게에서 아주머니가 하품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 그 모습을 본 사람도 무엇에 전이된 듯 하마같이 입이 벌어지며 저절로 하품이 나온다. 이때 면 소재지의 한적한 시간을 깨듯 젊은 사람들 여럿이서 맞은편의 작은 식당 안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뒤이어 농협에서 나온 젊은 여성들이 식당 안으로 사라진다. 밖에서 잠시 기다리자니 초로의 부부가 천천히 들어가고, 뒤이어 봉고 트럭이 한 대 서더니 두 명의 남자가 식당을 향한다. 식당 앞 길손을기다리며 늘어선 수박마저 바쁜 모습이다.


12시를 살짝 넘긴 때마침 점심시간이다. 밖에서 기다리자니 주방에서 생선 굽는 냄새가 뱃속의 식욕을 자극한다. 식당 안을 살짝 엿보니 주방에서 한 아주머니가 분주히 움직인다. 주방을 포함해 약 27평쯤 되는 실내는 두 개의 방과 테이블 네 개가 전부지만, 언제 들어왔는지 손님들이 꽉 들어차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라곤 달랑 한 명, 아주머니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데 고등어 굽고, 갈치찌개 만들고, 된장찌개 끓이고, 반찬 담아 상을 차리고, 밥퍼서 손님상에 내기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낸다. 물론 계산도 직접 한다. 분주하게 주방과 홀을 오가며 1인 3역을 도맡아서 하고 있다.



한정식에 고등어구이 같은 밑반찬은 미리 만들어 두면 훨씬 편할 것인데도 손님이 오면 그때 바로 구워내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은 누구하나 재촉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도란도란 얘기에 열중이다. 그만큼 이 집에서 먹는 밥이 맛이 있다는 뜻인가 보다. 그러면 취재를 위해 주린 배를 곯아 가면서 한 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된다. 포기하고 시골길 그늘에 찾아 들어가 잠시 망중한을 즐기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이 다른 촬영기자는 무조건 주방으로 밀고 들어가 사진으로 음식조리 과정 등 구석구석 스케치를 감행한다. 그러면서 바쁜 아주머니께 음식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5분도 안 돼 그도 어쩔 수 없이 쫓기듯 밀려나오고 만다. 워낙 바쁘게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 죄송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미안한 것은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살짝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따라 나와서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식당 앞에 진열된 수박 하나를 불쑥 내밀며 차에 실으라고 한 것이다. 그 표정이 워낙 진지해 거절하기 힘들어 받았다가 아주머니가 안으로 들어간 사이에 도로 내려놓았다. 미안하기도 하거니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께 누를 끼칠까 해서다.



시간이 갈수록 식당은 더 바빠졌다. 손님이 몇몇이 나가고 새로운 손님이 채워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이제 식당을 찾는 손님보다 만족한 모습으로 나가는 손님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빈자리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계가 두시를 훌쩍 넘기고서야 빈자리가 많아지고 식탁에 소주 한 병을 반주 삼아 여유롭게 밥을 먹는 사람이 몇 있다. 그 이전에는 느긋하게 자리 펴고 반주 한잔 곁들이기 쉽지가 않다. 그만큼 기다리는 손님들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박춘입(53세) 씨다. 트럭을 운전하는 남편을 만나 남들보다 조금 늦게 결혼해 영주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곳에서 10년을 살다가 우연한 기회가 생겨 수박농사가 많은 이곳으로 들어와 수박 수확과 농산물시장으로 실어 나르는 일을 도맡아 하면
서 정착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구멍가게를 하던 아내는 1년 전쯤 자신들이 살아가는 집에서 작게 식당을 시작했고, 그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인건비가 들지 않고, 집세가 나가지 않아 자신의 인건비만 나오면 좋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였다.



이 집에 손님이 들끓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나 그녀도 다만 집에서 먹는 것과 똑같이 만들 뿐인데 이유를 모르겠단다. 그랬다. 비결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방금 그녀가 말한 것처럼 바로 집에서 먹는 밥에 있었다.
시골에서 나는 푸성귀를 이용한 싱싱한 반찬, 제철에 나는 나물반찬, 미리 구워놓지 않고 손님이 주문하면 방금 프라이팬에 갓 구워내는 간고등어, 도시락 반찬에나 나옴 직한 메추리알, 양파 실파김치, 새송이버섯, 열무김치, 배추김치, 호박나물, 도라지고추장무침 등 정갈한 밑반찬과 솥에서 갓 퍼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쌀밥이 밥그릇 봉긋하게 담아 한 상 차려진다. 거기에다 집에서 어머니가 해 주시던 구수한 맛의 된장찌개가 더해진다.


동태찌개와 함께 가을과 겨울에 많이 찾는 갈치조림 만드는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먼저 무를 어슷 썰어 냄비에 깔고 그 위에 싱싱한 갈치를 올린다. 그리고 고춧가루와 마늘 등으로 만든 양념을 아낌없이 얹어서 육수를 붓고 끓이다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송송 썬 대파와 두부를 넓게 펴 올리고 한소끔 더 끓이면 딱 그 맛의 갈치조림이 만들어진다. 얼렁뚱땅 만들어지는 것 같아도 손에 익은 그녀만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머니 어깨너머로 전수받은 추억의 비법이 머리와 가슴에 오래전부터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네 어머니들은 따로 특별히 요리를 배우지 않아도 쉽게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언제 어느 때고 날마다 먹는 것이지만, 우리네 정서가 묻어 있는 날마다 새로운 맛이다.


정식 6천원, 갈치조림, 동태찌개가 2인 기준 각 1만 2천원이니 무조건 6천원이란 뜻이다. 이 집에서는 계 모임이 많이 있다. 그리고 메뉴에 없는 요리라도 예약 주문만 하면 무엇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문득 집에서 먹던 밥이 생각나면 정겨운 아주머니가 뚝딱 만들어 미래식당을 찾아가면 어떨까. 계절에 따라 맛있는 채소로 만든 우리네 어머니가 해 주시던 딱 그 맛을 찾아서.

기본정보


- 예약전화 : (054)672-4261
- 주소 : 경북 봉화군 상운면 예봉로 1267

트랙백주소 : http://tour.gb.go.kr/gbtour/page.do?mnu_uid=162&tmp_uid=496&cmd=2 주소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