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매콤달콤 단 하나 뿐인 족발-중앙식당()
· 지역 : 예천

매콤달콤 단 하나 뿐인 족발

중앙식당

 


삶이란 그저 인내하고 견뎌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일찍 떠나버린 남편이 야속했고, 자신 앞에 눈망울 초롱초롱한 세 명의 아이들을 바라보면 가슴이 메여왔다. 그러나 하늘은 한쪽을 막으면 반드시 다른 곳을 열어두는 법이다. 그러나 이것도 용기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문이자, 성실히 준비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문이기도 하다.


농사만 짓던 남편을 바라보며 살아온 인생이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이 혼자가 되었을 때도 아이들을 보며 용기를 낼 수 있었고, 그간 서로 사랑하며 살아온 시간의 의미를 잃지 않기 위해 온전한 삶처럼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다.



예천군 개포면 작은 면사무소 앞에서 ‘중앙식당’을 꾸려가는 유선조 씨(53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가 처음 시작한 것은 만들기 쉬운 칼국수식당이었다. 홍두깨와 안반을 이용해 손으로 직접 밀어서 팔았다. 삶의 터전이자 남은 가족들의 희망인 까닭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물론 음식에 별난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많이 팔기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하루에 단 한 그릇을 팔더라도 최선을 다했다. 국물용 멸치 내장을 제거하고 팬에 살짝 볶아 더 깊은 육수를 우려냈다. 다시마 역시 질 좋은 것만 사용했다. 그리고 무와 양파, 대파, 보리새우를 함께 넣어 시원한 맛까지 더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작은 마을에 조금씩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더하면서 10년이 흐르고 아이들도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즈음이었다. 모두가 장학생으로 학교를 마칠 만큼 성실했고, 어머니의 뜻에 잘 따라서 예쁘게 커갔다.


그러던 어느 날, 변신은 마치 운명처럼 찾아왔다. 마침 친구들이 집에 놀러온 터라 딱히 선보일 요리가 없어 생각해 낸 것이 족발이었다. 자신의 자그마한 꿈만큼 다소 가격이 저렴한 돼지 앞다리 짧은 부분만으로 족발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맛보였다. 그런데 모두들 의외의 반응들이었다. 이렇게 솜씨 좋은 것을 왜 지금까지 썩히고 있었냐는 것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늘 용기가 수반되어야 한다. 친구들의 칭찬과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족발에 새로운 꿈을 실었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만은 없었다. 칼국수를 드신 손님들께 족발을 조금씩 맛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만의 노력을 더하자 칼국수보다 족발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본격적으로 족발에 도전하게 되었다.
잘 다듬은 족발을 네 등분해 감초, 계피, 월계수잎, 오갈피, 음나무, 표고버섯, 대추, 생강 등 몸에 이로운 재료를 무려 10여 가지 넘게 넣고 두 시간 이상 푹 삶는다.


그리고 족발에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해 청량고추를 넣고, 마지막으로 살짝 단맛과 잡내를 없애기 위해 매실즙을 넣는다.
그렇게 그녀만의 족발이 탄생했다. 쫄깃한 첫맛에 반하고, 깊은 맛에 또 반한다. 그렇게 족발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에도 욕심 부리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운명이라 담담하게 받아들이듯 하루 딱 한 박스(약 40족)만 만들었다. 이것이 다 팔리고 나면 식당 문을 닫는다. 물론 배달은 직접 못하지만, 택배 서비스가 가능해지자 토요일과 일요일 등 휴무일에 조기 축구회나, 각종 체육대회는 물론, 등산회 등에서 단체주문이 밀려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족발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그러나 원래부터 성실하고 부지런한 그녀는 힘들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생각하며 늘 최선을 다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전날 준비해 두었던 족발을 삶는다. 그리고 오전 9시면 모든 요리가 끝난다. 미리 주문받은 곳에 보낼 것은 보내고, 남은 족발은 오후를 위해서 남겨둔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면사무소로 출근을 한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 그녀는 오후 3시 30분까지 하루 다섯 집을 돌아가면서 독거노인을 돌본다.
부지런한 그녀의 평범한 일상이지만, 독거노인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소중한 사람이고 그녀 스스로에게도 하루하루가 의미 깊은 나날들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이제는 일부러 찾아와 족발을 포장해 가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사이에 주문 들어온 것을 정리해 보내면 하루의 일과가 끝난다.
그녀가 정성으로 만들어 내는 족발을 한번 맛보자. 일회용 장갑을 먼저 손에 끼고 작게 뜯겨진 족발을 들고 겨자 소스나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서 맛보는데 그 맛이 기막히다. 일반 족발을 상상하면 큰 오산이다.


널따란 살점은 기대하지 마시라. 콜라겐 덩어리 족발이 쫀득쫀득하면서 입에 착착 달라붙는 그 맛이 가히 환상이다.
살짝 매우면서도 달고, 한약재와 계피 맛이 어우러져 지금까지 족발 맛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간혹 더 매운 맛을 위해 청량고추와 함께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어도 별미이고, 뼈째 들고 뜯어 먹어도 별미다.
족발집이라고 해서 달랑 족발만 내는 것은 아니다. 고추 두 종류와 집에서 직접 담은 배추김치와 무말랭이김치, 오이짠지가 함께 나온다. 가격 또한 시골인심을 닮아 한 접시 푸짐하게 올려 1만원, 맛있는 족발 치고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부담 없이 즐기는 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삶을 기대하기보다는 평범한 삶이 곧 행복이라는 생각을 가진 그녀가 만들어낸 족발에는 희망이 담겨 있고, 앞날의 꿈이 담겨 있어 더욱 맛있다. 늘 순하고 다소곳하면서도 겸손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그런 까닭에 중앙식당 족발에는 담백하고도 진중한 맛이 함께 담겨 있다.

기본정보


- 예약전화 : (054)653-3777
- 주소 : 경북 예천군 개포면 신음리길 28

트랙백주소 : http://tour.gb.go.kr/gbtour/page.do?mnu_uid=162&tmp_uid=494&cmd=2 주소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