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

원조암소숯불구이()
· 지역 : 경주

산내면에서 가장 오래된 숯불구이 전문식당

원조암소숯불구이

 


경주시 산내면 하면 으레 쇠고기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곳을 떠올린다. 이유 없는 무덤이 없듯, 어떤 결과에는 당연한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지금의 쇠고기 특구가 되기까지 한 여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원조암소숯불구이’ 식당을 꾸려가고 있는 장용순(65세)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현재 23년째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랫동안 식당을 꾸려가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그녀는 이곳 산내면을 일약 스타반열에 올린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가 이곳에서 처음 식당을 하게 된 동기는 뜻밖에 매우 순수하다. 부산에서 불고기 식당을 하며 살아가던 그녀가 어느 여름날 고향인 이곳 산내면에 휴가차 왔다가 문득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고향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고 만다. 그녀는 고민을 거듭하다 마침내 이곳에서 식당을 열게 된다.


적당한 장소에 세를 얻은 그녀는 처음에는 소를 직접 구매해 도축하면서 부위별로 나누어 파는 식육식당으로 시작했다. 어떤 마술을 부렸는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손님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물론 그녀의 마음처럼 어떤 음식에도 내가 먹는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이렇듯 그녀의 성실성과 남다른 정성이 일구어낸 결과였다. 점차 늘어나는 손님들로 혼자서 꾸려가기엔 일손이 모자랐다. 결국 더 좋은 재료를 위해 남편은 이곳에서 축사를 짓고 소를 직접 키우기 시작했다. 인근의 울산과 부산, 대구서 많이 찾아왔지만, 서울서 찾아오는 분들도 꽤 많았다. 지금과 달리 인근에 고깃집이 이곳뿐이었을 때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러자 이를 본 사람들이 이웃에 하나둘씩 비슷한 식당을 내기 시작했다.



식육식당을 시작한 지 10년째 되던 어느 날, 집주인으로부터 가게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시 생각해 달라며 몇 번을 사정했지만, 집주인은 끝끝내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 생각건대 아무래도 그곳이 장사가 잘 되니 직접 식당을 꾸려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되지만 그렇다고 원망하거나 미워한 적은 없었다. 자신이 그만큼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 덕이었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모은 돈과 얼마간의 빚을 내 가까운 곳에 터를 얻어 건물을 올렸다. 그런데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친 것이다. 그러나 지혜를 가진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암소만을 고집하는 것은 물론, 사골과 소뼈로 곰국을 직접 고고, 냉면육수를 개발하면서 있는 재료를 다양하게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밤 9시쯤에 퇴근하는 시간이 반복되었지만, 찾아온 손님들을 대하면서 힘겨움을 잊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녀는 식당에 손님이 북적이면 모든 피곤이 싹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은 성실한 사람만이 가진 특성이 아닐까? 인근에 비슷한 식당이 자꾸만 늘어나게 되면서 손님들은 입소문을 타고 자꾸만 밀려들었다. 원조라고 간판을 단 집들이 있지만, 진정한 원조는 따로 있는 법이다.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산내가 살아나면 우리 가게도 살고, 더불어 나도 살아갈 수 있어 다른 곳에 식당이 생겨도 기분이 좋다.” 그녀는 원래가 미감이 뛰어나다. 거세 한우는 싱겁고, 수소는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한다. 암소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진 않다.


그녀의 암소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러나 그녀는 안다. 아무리 암소의 마블링이 뛰어나더라도 맛이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한다. 또한 등급이 다소 떨어진 것이라도 맛이 더 좋은 때도 있단다. 특히 모두가 극찬하는 A++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진정 쇠고기 맛 달인의 경지에 오른 그녀다. 그런 까닭에 다른 것은 몰라도 쇠고기만은 직접 다룬다. 고기를 다루는 그녀만의 비법은 따로 있다. 편하다고 해서 결코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직접 칼로 손수 다룬다. 그래도 마치 기계에서 썬 것처럼 일정한 두께와 모양이 나온다. 품질이 좋을수록 기계의 힘을 빌리면 안 된다는 그녀의 고집이 만든 작품이다.


처음과 달리 이제는 2~3일 완벽한 숙성시간을 거쳐 손님께 내니 처음과 달리 훨씬 맛있는 쇠고기를 맛볼 수 있다. 인근에서 가장 싸게 받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가격을 함께 올리자는 인근 식당의 요구에 몇 번을 거절했지만, 홀로 고집을 피우는 것도 무리였다. 그러나 그녀는 방식을 달리했다. 가격을 비슷하게 올리는 대신에 양을 더 푸짐하게 내는 방식을 택한 그녀다. 나만을 생각하고, 이익만 생각했다면 있을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찾아온 손님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았다.



어느 날이었다. 워낙에 바쁜 시간이라 고기를 다루는 손에 정성이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삐뚤삐뚤하면서 크기도 일정치 않았다. 그 고기를 받은 어떤 손님이 고기를 젓가락에 집어 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걸레 걸레!”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고 고기를 마치 걸레처럼 썰어놓았다는 뜻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손님은 약간 중풍을 앓았던 사람이라 발음이 부정확했다. “덜해 덜해”, 즉 이전의 맛보다 덜하다는 말이었지만, 지레 미안했던 그녀가 걸레로 들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몰랐다. 맛이 덜하다고 솔직히 말씀해 주시는 손님이 고맙다고 한다.


이 하나가 손님이 자신에게 주는 격려와 신뢰라는 생각이다. 곁달려 나오는 밑반찬에도 그녀만의 특별한 정성이 숨어 있다. 배추백김치, 콩잎, 곰취, 산나물 등 산골 청정 지역에서 자란 채소로 맛을 더했다. 또한 진하고 깊게 우려낸 사골 육수에 두툼하게 썰어낸 육질 좋은 쇠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곰탕도 매우 인기다. 특히 그녀만의 비법으로 만든 육수에 질좋고 푸짐한 쇠고기, 배, 오이, 삶은 달걀을 고명으로 올린 냉면의 맛은 고기를 맛본 후에 입안을 말끔히 헹궈주기에 충분하다.



60대 중반의 그녀지만 여전히 고운 모습에는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풍파 대신 젊은 날의 순수함이 남아 있고, 환한 표정에는 그녀만의 인생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참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그녀는 여전히 이웃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고 가깝게 지낸다. 함께 운동도즐기고, 마을을 위한 어떤 활동도 마다치 않는다. 간혹 가슴 아픈 일이 있어도 마음에 오래 담아주는 법이 없다. 그것은 다시 내게도 돌아와 앙금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2남 1녀를 두었다. 손자 둘은 벌써 대학생이다. 그러나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식당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그래서 틈틈이 배드민턴도 하면서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며 지나치거나 가벼이 행동하지 않는다. 공손하면서 편안한 그녀만의 우아한 모습은 입안에 착 감기는 숯불구이만큼 매력적이다. 우리가 즐기는 쇠고기란 재료에 뛰어난 맛이라는 색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특히 정직하고 쇠고기의 진정한 맛을 아는 그녀가 내는 특별한 맛은 잊었던 식감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그런 까닭에 그곳에 가면 늘 그녀가 정성 들여 낸 음식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점심 특선으로 떡갈비 1만원과 곰탕 6천원도 있다.
 

기본정보


- 예약전화 : (054)751-6993
- 주소 : 경북 경주시 산내면 의곡중앙길 35-3
- 명절에도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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