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체험여행

청송으로 떠나는 지질여행()
· 지역 : 청송

청송으로 떠나는 지질여행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거듭난 시간의 비경

 

글. 사진 권다현

그 이름만으로도 짙푸른 소나무 숲을 떠올리게 하는 청송은 과거 풍류객들 사이에서 ‘신선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지난 5월 1일에는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면서 국내외 여행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청송을 대표하는 주왕산의 절경
지질여행 일번지, 주왕산
하늘을 향해 손을 모은 듯한 형상의 주왕산 기암/대전사에서 바라보이는 다양한 지질명소

청송을 대표하는 주왕산에는 기암단애를 비롯한 다수의 지질명소가 밀집해 있어 청송 지질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멀리서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주왕산의 기암은 여러 차례 반복된 화산폭발로 뜨거운 화산재가 쌓여 굳어진 것으로, 마치 하늘을 향해 사람이 손을 모은 듯 독특한 형상을 띠고 있다. 주왕산의 기암은 기이할 ‘기(奇)’자가 아닌 깃발 ‘기(旗)’자를 사용하는데, 이는 당나라에서 반역을 일으켰다 실패해 신라 땅까지 쫓겨 온 주왕을 이곳 주왕굴에서 생포한 후 가장 잘 보이는 암봉에 깃발을 꽂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단애는 암석이 수직이나 급경사를 이룬 절벽을 뜻한다.
 

주왕굴에서 바라보이는 특별한 비경


대전사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기암단애를 지나 등산로에 들어서면, 용암이나 마그마가 바다 또는 호수를 만나 급격하게 식으면서 마치 후추(Pepper)를 뿌린 듯 작은 알갱이가 뒤섞인 암석을 의미하는 페퍼라이트가 이어진다. 주방천 계곡에 이르면 화산암인 응회암이 냉각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연화굴과 응회암질의 단애인 급수대 주상절리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주방천 위로는 가파른 수직절벽을 이루는 주왕계곡을 관찰할 수 있으며 주왕산의 절경을 이루는 용추협곡과 폭포들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특히 응회암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침식이 일어나 만들어진 용추협곡은 예부터 ‘청학동’으로 불리며 신선의 세계로 들어서는 입구로 표현되곤 했다.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용추협곡/신선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으로 표현되곤 했던 용추협곡


이 외에도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은 주산지도 주왕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수리명소다. 치밀하고 단단한 응회암이 바닥에 자리한 주산지는 비가 오면 마치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흘려보내기 때문에 일년내내 풍부한 수량을 유지한다. 여기에 수령 150년을 넘긴 왕버들이 자생하며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특별한 정취를 더한다.

수령 150년을 넘긴 주산저수지의 왕버들/주산저수지에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물안개


시간을 거스르는 신성계곡 녹색길

신성계곡 지질탐방로 안내판


신성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12.4km의 지질탐방로를 일컫는 신성계곡 녹색길은 청송을 대표하는 고생물명소인 신성리 공룡발자국에서 시작된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토사가 쓸려 내려가면서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 신성리 공룡발자국은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무려 400여개의 공룡발자국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단일 지층면으로는 국내 최대 면적이자 다양한 종류의 공룡발자국이 길게 늘어서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상당하다. 또 백악기 시대의 강의 하류나 호수의 가장자리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서 갖가지 공룡들이 자유롭게 뛰어놀았을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신성리 공룡발자국 전망대/육안으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공룡발자국 


이어 기암절벽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바위벼랑에 그림처럼 자리한 조선시대 정자인 방호정도 퇴적명소로 선정되었다. 청송의 오랜 명승지 중 하나인 이곳에는 사암과 이암 등 다양한 퇴적암과 총리, 외부의 힘에 의해 암석이 어긋나는 단층 등 여러 형태의 퇴적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지소리에 자리한 마만자암 단애 역시 이 같은 퇴적ㅁ여소로, 총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없이 많은 절리가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특히 붉은 바위를 뜻하는 이름처럼 신비로운 색깔이 푸른 물길과 어우러져 신성계곡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기암절벽 위에 자리한 그림 같은 정자 방호정/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만안자암 단애


청송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신성계곡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라는 뜻의 백석탄이다.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랜 세월 풍화되고 침식되어 바위에 깊은 구멍이 만들어진 것을 포트홀(pot hole)이라 부르는데, 백석탄은 희다 못해 옥빛이 감도는 바위와 이 같은 포트홀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절경을 선사한다.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이기도 한 백석탄은 굳이 지질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시간과 자연이 빚어낸 풍광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부족함이 없다.

청송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인 백석탄


달기약수탕과 면봉산 칼데라 등 발 닿는 곳마다 지질명소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하는 달기약수 원탕/다량의 탄산을 함유한 천연광천수인 달기약수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하는 청송의 달기약수는 탄산을 다량으로 함유한 천연광천수로 예부터 위장병과 피부병, 부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원탕이 자리한 부곡리 주변으로 이 같은 달기약수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이 즐비할 만큼 청송을 찾는 여행자들에겐 꼭 한번 들러볼만한 명소로 꼽힌다. 달기약수탕 주변의 지질은 화강암에 속하는데, 그 속에 상당량의 탄산염광물을 함유하고 있어 약수의 생성과 그 효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월매계곡에 자리한 아담한 사찰인 용암사/용암사 왼편으로 보이는 면봉산 칼데라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아담한 사찰인 용암사는 화산이 분출하고 난 지하공간이 내려앉으며 만들어지는 분지지형인 칼데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절집 왼편에 보이는 면봉산 칼데라는 대규모 화산분출로 형성되었으며. 북동측이 820m 내려앉은 것과 달리 남서측은 함몰되지 않은 비대칭형이라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일반 여행자의 눈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지질요소이지만 아름다운 월매계곡과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트랙백주소 : http://tour.gb.go.kr/gbtour/page.do?mnu_uid=159&tmp_uid=2288&cmd=2 주소복사